반도체 업계의 핵심 플레이어인 인텔(Intel)은 50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2021년 CEO로 취임한 팻 겔싱어(Pat Gelsinger)는 비용 절감, 핵심 운영 구조 재편, 그리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자 하는 강력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 TSMC, 삼성과 같은 경쟁자들과의 격화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제조와 설계 부문 분리: 전략적 전환
겔싱어의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인텔의 반도체 제조와 설계 부문의 분리입니다. 이 과정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미 겔싱어는 인텔의 공장을 외부 설계자들에게 개방하며 이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한층 더 나아가 인텔의 제조 부문을 독립 자회사로 설립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인텔의 제조 부문은 독립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고, 고객에게 독립성을 더 잘 보여줄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이로 인해 인텔의 제조 부문은 계약 제조업체처럼 운영될 수 있는 유연성을 얻게 됩니다.
일부 분석가들과 투자자들은 인텔이 제조 부문을 완전히 분리하고 매각할 것을 권유했으나, 겔싱어는 인텔이 "함께 있을 때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주장하며 두 부문이 서로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시장 요구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용 절감과 함께 진행되는 공장 건설 중단
이와 더불어, 인텔은 독일, 폴란드,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인 주요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일시 중단하고 있습니다. 이는 수요 감소를 반영한 결정으로, 향후 2년 동안 프로젝트를 중단하여 자본을 보존하고 시장 상황이 개선될 때 재개할 계획입니다.
인텔의 비용 절감 전략은 조직 재편의 핵심 요소입니다. 겔싱어는 인텔의 사무실 위치를 현재의 3분의 1로 줄여 조직을 중앙 집중화하고 더 날렵한 운영 구조를 만들 계획입니다. 이는 기존에 발표된 수천 명의 인력 감축과 2024년까지 10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주요 파트너십 및 정부 지원
인텔은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십을 지속적으로 체결하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과의 다년간의 협약입니다. 이 협약을 통해 인텔은 아마존을 위한 맞춤형 서버 칩을 제조하며, 이는 내년부터 인텔의 최신 반도체 제조 기술을 사용하여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이러한 협력 관계는 인텔에 필요한 자본과 신뢰도를 제공하여 인텔의 반도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또한, 인텔은 미국 정부로부터 최대 30억 달러의 지원을 확보하며 자국 방위 산업을 위한 반도체 생산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지원은 2022년 제정된 CHIPS 법의 일환으로,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장려하기 위해 인텔이 로비한 결과입니다. 특히, 오하이오 주에서 진행 중인 공장 프로젝트는 이러한 정부 지원을 통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붐과 인텔의 과제
최근 몇 년간 인공지능(AI)의 급성장은 반도체 산업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하지만 이 AI 주도 시장에서 인텔은 큰 이익을 얻지 못했고, 엔비디아와 같은 경쟁자들이 주요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칩은 AI 워크로드 처리의 표준이 되었고, 이에 비해 인텔은 뒤처진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텔은 향후 몇 년 동안 더 진보된 칩을 출시하며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텔은 반도체 제조 로드맵에도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원래는 4년 동안 5단계 기술 도약을 계획했지만, 차세대 칩의 성능이 매우 뛰어나 중간 단계를 생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기술적인 목표는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를 향한 인텔의 방향
겔싱어의 리더십 하에 인텔은 더 효율적이고, 간소화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재정비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제조와 설계 부문의 분리, 정부 및 민간 부문의 파트너십 확보, 공격적인 비용 절감을 통해 인텔은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도체 산업에서의 주도권을 재확립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 TSMC와 같은 경쟁자들이 여전히 AI와 첨단 칩 기술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은 인텔에게 큰 도전 과제입니다. 인텔이 약속한 혁신과 효율성을 실현하며 전략적 파트너십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앞으로 몇 년이 중요한 시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