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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 생각, 에세이47

결국 본질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넥스트 점프와 올세인츠가 증명한 인간 중심 경영의 힘 기업 경영과 시장 환경이 급변할수록 많은 조직이 화려한 디지털 기술, 신규 비즈니스 모델, 정교한 프로세스에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그러나 2016년 방영된 KBS 스페셜 다큐멘터리 〈인간 중심 경영과 글로벌 성공 전략〉은 명확하고 묵직한 화두를 던집니다.쓰러져가던 영국의 헤리티지 패션 브랜드 올세인츠(AllSaints)를 글로벌 리테일 강자로 부활시킨 윌리엄 킴(William Kim), 그리고 ‘미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직장’이자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주목한 혁신 모델로 성장한 IT 기업 넥스트 점프(Next Jump)의 찰리 킴(Charlie Kim).성격과 산업군이 전혀 다른 두 글로벌 기업을 이끈 한국인 리더들의 공통점은 하나였습니다. 바로 “최고의 기업은 사람에 집중한다”는 경영 철학입니다.. 2026. 10. 5.
좋은 아이디어보다 먼저 필요한 것 우리는 아이디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부족한지도 모른다회사에서 새로운 문제를 만날 때마다 자주 듣는 말이 있다.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사업이 기대만큼 성장하지 않을 때도 그렇고,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할 때도 그렇다. 행사 참석률이 떨어지거나 경쟁사가 새로운 제품을 내놓았을 때도 우리는 아이디어를 찾는다.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다른 회사의 사례를 조사하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한다. 때로는 구성원들에게 좀 더 창의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주문한다. 나 역시 오랫동안 그렇게 생각했다.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그런데 『Beyond Entrepreneurship 2.0』에서 한 문장을 만났다. “There is no shortage of g.. 2026. 10. 5.
결국 내게 남는 것은, 내가 가진 재능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재산을 숫자로 배워왔다. 얼마를 버는지, 어떤 회사에 다니는지, 집은 어디에 있는지, 통장에는 얼마가 있는지, 직함은 무엇인지. 사람을 설명할 때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을 먼저 꺼낸다. “그 사람은 어느 회사에 다녀.” “연봉이 꽤 높대.” “집을 샀대.” “임원이 됐대.” 마치 그것들이 그 사람의 가치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물론 돈은 중요하다. 안정적인 직업도 중요하다.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산을 마련하는 일 역시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정말 마지막까지 내 것일까. 회사는 내가 아니다. 직함도 내가 아니다. 월급 역시 내가 아니다.회사를 떠나는 순간 명함은 효력을 잃는다. 직책은 다음 사람에게 넘어간다.. 2026. 9. 22.
내 인생의 계획에 없던 길들이 나를 여기까지 데려왔다 젊었을 때 나는 인생이 어느 정도 계획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좋은 학교에 가고, 전공을 정하고, 회사에 들어가고, 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는다. 그렇게 실력을 인정받고 조금씩 높은 자리로 올라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 시절에는 그것이 가장 정상적인 인생의 모습처럼 보였다.나는 전자공학을 공부했고, LG전자 연구소에서 RF 회로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당시의 나는 앞으로도 계속 기술을 다루며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회로를 보고, 문제를 찾고, 원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설계를 고민하는 일이 익숙했다.무엇보다 엔지니어라는 직업은 명확했다. 문제가 있고 답이 있었다. 측정값이 틀리면 이유를 찾으면 되었고, 회로가 원하는 성능을 내지 못하면 다시 설계하.. 2026. 9. 21.
잘하는 일을 내려놓아야, 나만의 일이 보인다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게 된다.나는 어디에서 출발했고, 지금은 어디쯤 와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젊었을 때는 이런 질문을 별로 하지 않았다.그저 앞에 놓인 일을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하고, 조금 더 빨리 배우고,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내면 언젠가는 좋은 곳에 도착할 것이라고 믿었다. 나의 첫 직장은 LG전자 연구소였다. 전자공학을 공부했고 RF 회로를 설계했다. 하루 종일 회로를 보고, 측정하고, 데이터를 들여다봤다. 예상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이유를 찾아야 했다. 부품 하나를 바꿔보고, 조건을 바꿔보고, 다시 측정했다.문제가 풀리는 순간에는 묘한 기쁨이 있었다. 보이지 않던 원인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복잡했던 현상이 하.. 2026. 9. 21.
답이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질문을 바꿔보기로 했다 살다 보면 답을 알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해야 할 일은 많은데 정작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갑자기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젊었을 때는 그런 순간이 오면 내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생각했다.경험이 부족해서 답을 모르는 것이고, 조금 더 공부하고 조금 더 노력하면 언젠가는 모든 것이 분명해질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반대라는 생각이 든다.경험이 쌓인다고 해서 선택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아는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것도 많아진다. 얻을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잃을 수 있는 것도 보인다. 한 번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조금 더 멀리까지 생각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결정은 스무 살보다 마흔 살, 쉰 살에 더 어렵다.젊을 때.. 2026. 9. 21.
중국을 보며, 다시 한국을 생각하다 20년 전, 처음 중국 상하이에 출장을 갔다. 구미 LG전자에서 서울의 외국계 회사로 자리를 옮긴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당시 내가 맡았던 일은 노키아의 측정 시스템을 조립하고 검증하는 업무였다. 지금처럼 중국이 첨단 기술과 인공지능을 이야기하는 나라로 느껴지던 시절은 아니었다. 내 눈에 비친 중국은 거대한 제조공장이었다. 상하이 거리에는 빠르게 변하는 도시의 풍경과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생활의 모습이 함께 있었다. 조금은 거칠고, 조금은 긴장되어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열심히 일했다.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느껴졌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던 시절이었다. 당시 회사의 Asia Pacific 지역에는 일본과 한국, 중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인도, 호주 등 여러 나라가 포함되어 있.. 2026. 8. 23.
확증편향 - 오래된 확신을 의심하는 일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듣고 싶은 것을 듣는다.그리고 자신이 이미 믿고 있는 것을 더욱 굳게 믿게 해주는 정보에 마음이 끌린다. 심리학에서는 이런 경향을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기존 신념이나 판단과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지만, 그것과 충돌하는 정보는 외면하거나 축소해서 해석하는 태도다. 새로운 사실을 통해 생각을 바꾸기보다, 이미 내려놓은 결론을 지키기 위해 사실을 골라 받아들이는 것이다. 조금 더 쉽게 표현하면 이렇다.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마음이다. 문제는 확증 편향이 특별히 이상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데 있다. 누구나 가지고 있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경험이 많아지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 2026. 8. 17.
찰나를 영원으로 남기는 일 어릴 적 우리 집에는 사진이 많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여섯 아들과 두 딸을 키우느라 평생 고단하셨다. 아버지 역시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도시로 나왔지만, 삶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먹고사는 일만으로도 벅찼던 시절이었다. 카메라를 장만하거나 가족이 단정히 모여 사진을 찍는 일은 사치에 가까웠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는 사진 속에서보다 희미한 기억 속에 더 많이 남아 있다. 그나마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때는 형편이 조금 나았던 이모 집에 갔을 때였다. 이모 가족과 앞산으로 놀러 가서 찍은 몇 장의 사진이 어린 시절의 드문 기록이다. 우리 가족만 함께 찍은 사진은 어느 휴게소에서 촬영한 한 장이 거의 전부였다. 어디로 가던 길이었는지, 누가 사진을 찍어주었는지는 이제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2026.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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