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움: MBA, English, 운동

커피믹스는 해외 판매가 안된다?

by Heedong-Kim 2024. 4. 28.

대한민국을 빛낸 발명품 5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는 맥심 커피믹스, 그리고 추억의 간식거리인 오레오 오즈 시리얼과 야쿠르트. 이들 제품은 출시 이후 수십 년간 국내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국민 간식'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까지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인기 있던 제품들이 해외로 수출되지 못한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맥심 커피믹스, 오레오 오즈 시리얼, 야쿠르트는 모두 제조사가 해외 기업의 기술과 브랜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국내 판매용'으로만 계약이 체결되면서 수출길이 봉쇄되었던 것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국내 시장에만 주력하는 기업 전략이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에는 해외 진출의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꼴이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40년 가까이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도 세계 시장에는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기업들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고 신제품을 내놓으며 해외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과거의 실수를 교훈 삼아 이번에는 좀 더 철저한 사전 대비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맥심 커피믹스, 오레오 오즈 시리얼, 야쿠르트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맛본 익숙한 간식거리입니다. 이들 제품은 출시 이후 수십 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국민 간식으로 자리잡았죠.

 

1976년 최초로 선보인 맥심 커피믹스는 99.7%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커피믹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편리하면서도 맛있는 커피믹스는 외국인 관광객 필수 구매품목 1위에도 이름을 올렸죠.

 

 

1977년 출시된 오레오 오즈 시리얼 역시 오레오 쿠키를 그대로 시리얼에 담아낸 기발한 아이디어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달콤한 맛과 유치했지만 재밌는 광고로 어린이는 물론 청소년, 대학생까지 즐기는 간식 시리얼이 되었죠.

 

 

야쿠르트 역시 1971년 국내에 처음 들어온 이래 지금까지 405억 병이 팔릴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작은 유리병에 든 상큼한 맛의 발효유는 건강과 활력을 상징하는 대표 식품이 되었죠.

 

이렇게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국민 간식에서 나아가 한국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까지 여겨지게 된 이들 제품입니다. 하지만 이들 인기 제품에는 해외로 수출하지 못하는 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맥심 커피믹스, 오레오 오즈 시리얼, 야쿠르트 등 이들 제품이 국내에서 그토록 사랑받으면서도 해외 수출에는 실패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기술 도입 및 라이센싱 계약 과정에서 '수출 금지' 조항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맥심 커피믹스의 경우, 동서식품은 커피믹스 제조를 위해 '맥심' 브랜드를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로부터 라이센싱 받았습니다. 하지만 계약 조건에 '한국 내에서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는 조항이 들어가 있었죠. 이미 크래프트가 해외에서 맥심 인스턴트커피를 판매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오레오 오즈 시리얼도 비슷한 사정이었습니다. 동서식품이 오레오 쿠키를 만드는 크래프트, 그리고 시리얼 사업체인 포스트와 각각 라이센싱 계약을 맺었지만 국내 판매만 허용되는 조건이었죠.

 

야쿠르트의 경우에는 제품 생산 기술 자체를 일본 야쿠르트 혼샤로부터 도입했는데, 당시 계약서에 '관련 기술이 적용된 제품은 수출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들 제품은 국내에서 엄청난 사랑을 받으면서도 40년 가까이 수출길이 봉쇄되어 있었습니다. 해외 기업과의 기술도입, 라이센싱 계약 과정에서 수출을 원천 봉쇄당한 것입니다. 

 

수십 년간 수출길이 막혀있던 상황에서 최근 들어 이들 기업들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야쿠르트의 경우, 계약 조건상 일본 야쿠르트 기술로 만든 제품은 수출할 수 없었지만 독자적으로 개발한 다른 발효유 제품은 수출이 가능했습니다. 야쿠르트는 최근 자체 연구개발한 신제품 '체험'을 비롯해 여러 유산균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습니다.

 

동서식품 역시 오레오 오즈와는 별개로 자체 브랜드 '크런치'를 내놓고 해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는 물론 북미, 유럽 등 신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맥심 커피믹스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최대 식품기업 동서와 한국야쿠르트 컨소시엄이 노력 중입니다. 크래프트로부터 맥심 브랜드 사용 승인을 받아내려 하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과거에는 기업 간 계약의 굴레에 갇혀 수출길이 막혔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제품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자체 브랜드와 기술력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맥심, 오레오 오즈, 야쿠르트 등 인기 제품들의 수출 실패 사례에는 몇 가지 시사점이 있습니다.

 

  • 첫째, 기술도입이나 기업 간 제휴 계약 시 수출 관련 조항을 반드시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당시에는 국내 시장에만 주력하다 보니 수출 문제를 소홀히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에는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계약을 해야 합니다.

  • 둘째, 기술 도입이 필수적일 경우에도 외부 기술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 말고 자체 연구개발에도 힘써야 합니다. 야쿠르트나 동서식품이 독자 기술로 만든 신제품은 수출이 가능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죠.

  • 셋째, 기술이전 등을 통해 지적재산권을 확보하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크래프트, 일본 야쿠르트 같은 거대 기업에 브랜드와 기술을 모두 내줄 경우 장기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보완도 있어야 합니다. 국내 기업의 수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기술이전 과정에서 수출 허용 여부를 꼭 체크하도록 하는 등의 제도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국내 기업들이 앞으로는 좀 더 철저한 사전 대비를 하며 해외시장 진출에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이 해외 선진 기술과 브랜드를 도입하는 일은 불가피했습니다. 하지만 맥심, 오레오 오즈, 야쿠르트 사례에서 보듯 당시에는 국내 시장에만 안주했던 탓에 계약 과정에서 수출 제한 조항을 간과한 것이 큰 실수였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 이들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력과 브랜드를 앞세워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입니다. 그동안의 아픈 경험을 되새기며, 더 이상 수출길이 봉쇄되는 일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 차원에서는 기술도입 및 라이센싱 계약 시 수출 관련 조항을 꼼꼼히 체크하고, 외부 기술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체 연구개발에도 힘써 지적재산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수출 지원 정책을 강화하고, 기술이전 과정에서 수출 제한 여부를 체크하도록 하는 등 제도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산업화 시기 기술 종주국에 이은 후발 주자였던 한국이 이제는 독자적인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진정한 선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