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열풍은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GPU 공급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주목을 받고, 오픈AI 같은 기업은 소프트웨어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러나 이 거대한 무대의 이면에는 겉으로는 지루해 보이지만, AI 생태계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조연이 있습니다. 바로 하드디스크(HDD)입니다.
한때 SSD의 등장으로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듯 보였던 HDD는, AI 시대의 데이터 폭증과 함께 다시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단순히 저장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AI가 스스로 만들어내는 새로운 데이터까지 감당할 수 있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저장소’로서 역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HDD는 더 이상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AI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토대로 재해석되고 있습니다.
🚀 AI 붐 속 의외의 주인공: 하드디스크
엔비디아나 오픈AI 같은 화려한 이름 뒤에서, ‘구시대의 유물’이라 불리던 하드디스크가 뜻밖의 전성기를 맞고 있습니다.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과 시게이트(Seagate) 두 대형 제조업체는 최근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약 30% 증가했습니다. AI의 핵심 연료가 바로 데이터이고, 그 데이터를 담는 ‘그릇’ 역할을 HDD가 충실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주인공은 누구나 반도체 기업이나 혁신적 소프트웨어 개발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 AMD, 오픈AI 같은 이름들이 주목을 받으며 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조명 뒤에서, 오히려 평범하고 오래된 기술로 여겨지던 하드디스크(HDD) 가 조용히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웨스턴디지털(Western Digital)과 시게이트(Seagate)라는 양대 제조업체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각각 30% 안팎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몇 년 전만 해도 ‘성숙기에 들어선 산업’이라며 더 이상 큰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던 HDD 시장의 흐름과는 극명히 대비됩니다. HDD는 반도체처럼 최첨단 기술 혁신의 상징은 아니지만, AI의 성장 구조에서 필수불가결한 인프라로 다시 부각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AI의 데이터 소비 방식이 있습니다. AI 모델은 데이터를 ‘소모’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하며, 이를 다시 학습과 추론에 활용합니다. 단순히 사용 후 삭제되는 용도가 아니라, 데이터가 자산처럼 계속 쌓이고 관리되는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이런 특성 때문에,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들은 HDD를 대규모로 확보할 수밖에 없습니다.
즉, AI 붐이 ‘연산 능력’을 위한 GPU만이 아니라, 데이터를 저장하고 유지하는 기반 시설을 동시에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하드디스크는 다시금 전략적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AI 시대의 숨은 수혜자는 화려한 그래픽칩이 아닌, 의외로 ‘묵직하고 지루한’ 하드디스크일지도 모릅니다.
📊 데이터 폭증, 그리고 HDD의 재발견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야만 진화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데이터 사용 후 삭제하거나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AI 기업들은 데이터를 ‘계속 보관’합니다. 여기에 AI가 스스로 생성하는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까지 더해지며 저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예컨대 구글은 AI 영상 생성 툴 ‘Flow’ 출시 후 단 3개월 만에 1억 개의 영상이 만들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 결과, 가트너는 글로벌 HDD 매출이 2023년 약 120억 달러 → 2026년 240억 달러 수준으로 두 배 성장할 것이라 전망합니다.
AI의 성장은 곧 데이터의 폭증을 의미합니다. 기존 IT 패러다임에서는 필요 없는 데이터는 삭제하거나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AI 시대에는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방대한 원천 데이터를 장기간 보관해야 하고, 한 번 학습한 데이터를 다시 활용하거나 새로운 모델과 결합해 재사용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일회용이 아니라 ‘지속적인 자산’**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AI는 단순히 소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데이터를 만들어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챗GPT 같은 텍스트 생성형 AI는 무수히 많은 대화를 축적하고, 이미지 생성 AI는 수십억 장의 사진을, 동영상 생성 AI는 초당 수 기가바이트에 달하는 파일을 생산해냅니다. 예컨대 구글의 AI 영상 제작 툴 ‘Flow’는 출시 3개월 만에 1억 개 이상의 영상을 만들어냈습니다. 이膨大한 데이터는 모두 어딘가에 저장되어야 하며, 결국 HDD 수요로 직결됩니다.
실제로 웨스턴디지털은 최근 분기에서 190엑사바이트(Exabyte), 시게이트는 120엑사바이트가 넘는 저장 용량을 출하했습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입니다. 가트너는 글로벌 HDD 매출이 2023년 120억 달러에서 2026년 약 240억 달러까지 두 배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HDD의 재발견이 단순한 ‘일시적 반짝 수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도 원격 근무·온라인 수업 확산으로 저장 수요가 증가했지만, 상황이 정상화되자 매출이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반면 AI 시대의 데이터 수요는 구조적·지속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HDD는 일시적 트렌드가 아니라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다시 자리매김하고 있는 셈입니다.
🏢 클라우드·AI 기업들의 ‘필수 인프라’
웨스턴디지털의 경우 매출의 90%가량이 클라우드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형 AI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HDD 제조사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단기 발주-가격 협상’ 중심이던 HDD 시장의 관행을 뒤집는 변화입니다.
가격 협상력이 높아진 덕분에 HDD 기업들의 총이익률(GPM)은 최근 2년간 두 배 상승해 약 40%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AI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데이터가 중앙화된 거대한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관리된다는 점입니다. 대규모 언어모델(LLM), 이미지·영상 생성 모델, 자율주행 데이터셋 등은 모두 수십~수백 페타바이트(PB)에 달하는 데이터 규모를 요구합니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클라우드 기업들뿐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저장소’ 역할을 맡는 것이 바로 HDD입니다.
웨스턴디지털의 경우, 최근 분기 매출의 약 90%가 클라우드 고객에서 발생했습니다. 즉, 소비자용 PC나 일반 서버보다도, 이제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가 HDD 수요의 절대적 중심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시게이트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와 같은 고객사로부터 장기 계약을 체결하며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과거에는 HDD 업체들이 고객의 단기 발주와 가격 압박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는 것입니다.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저장소는 중단될 수 없는 인프라이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업들이 오히려 HDD 업체와 장기 계약을 맺고, 가격까지 선반영해 협상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습니다. 이런 계약은 과거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던 일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매출 안정성에 그치지 않고, HDD 업체들의 **가격 결정력(프라이싱 파워)**을 높였습니다. 실제로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 모두 최근 2년간 총이익률(Gross Margin)이 두 배 가까이 올라 약 40%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과거 원가 부담과 가격 경쟁에 시달리던 시절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입니다.
결국, 클라우드와 AI 기업들에게 HDD는 선택지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AI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데이터는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단순한 명제가 클라우드 기업의 구매 전략과 HDD 업체의 실적 구조를 완전히 바꿔 놓고 있는 셈입니다.
🔬 차세대 기술: HAMR의 등장
양사의 또 다른 무기는 차세대 저장 기술인 HAMR(Heat-Assisted Magnetic Recording) 입니다. 시게이트는 이미 상용화에 들어갔고, 웨스턴디지털은 몇 년 내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HAMR 기술은 30TB 이상의 초고용량 HDD를 가능하게 만들며, 대체하기 어려운 진입 장벽을 형성합니다.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대체 가능성도 제한적입니다. SSD는 속도는 빠르지만 가격과 운영비에서 HDD를 따라올 수 없습니다. 현재도 데이터센터 저장의 80~90%는 여전히 HDD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HAMR(Heat-Assisted Magnetic Recording)**는 기록 순간에만 플래터 표면을 미세 레이저로 국소 가열해(수 ns 단위) 자기저항을 낮춘 뒤 데이터를 새겨 넣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하면 ‘더 작은 비트’를 ‘더 촘촘히’ 배치할 수 있어 면적 저장 밀도가 급격히 높아집니다. 기존 PMR/SMR의 물리적 한계를 **열 보조(thermal assist)**로 뛰어넘는 개념이라 이해하면 쉽습니다.
🧪 왜 지금, 왜 중요할까
AI·클라우드의 페타/엑사바이트급 수요를 맞추려면 단위 드라이브당 용량(areal density) 확대가 필수입니다. HAMR은 헤드·미디어·레이저 집적(near-field transducer) 등 난도가 높은 요소기술을 양산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더 적은 베이·랙·전력으로 같은 용량”**을 구현합니다. 결과적으로 TCO(전력/냉각/공간/교체비) 절감에 직접 기여해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의 코어 선택지로 부상했습니다.
📦 시게이트: 30TB 양산, 40TB 샘플링
시게이트는 2025년 7월 **30TB HAMR 드라이브(Exos M, IronWolf Pro)**의 **글로벌 일반 판매(General Availability)**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AI 워크로드의 에너지 효율·집적도 요구에 맞춘 제품으로, 대형 고객사 공급이 이미 진행 중입니다. 또한 40TB급 HAMR 샘플 출하 사실도 공개했으며, 고객 인증 이후 대량 생산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 웨스턴디지털: 2026년 HAMR(36–44TB) 공개, 2027년 대량 출하
웨스턴디지털은 2026년 36TB(CMR)/44TB(SMR) HAMR 드라이브를 공개하고, 하반기 고객 인증을 거쳐 2027년 상반기 볼륨 출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중간 단계로는 OptiNAND·UltraSMR 등 비-HAMR 기술을 양산해 수요 공백을 메우고, HAMR로 점프하는 전략을 병행합니다.
🏭 도시바: 28–30TB급 HAMR 시험샘플, 2025년부터 공급
도시바는 28–30TB HAMR 시험 샘플을 2025년부터 고객사에 제공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습니다. 동시에 MAMR(마이크로파 보조)도 병행하며, 다중 플래터 적층으로 고용량 구성을 실증 중입니다. 세 플레이어 모두가 HAMR 궤도에 진입했다는 점이 시장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줍니다.
🔎 리스크와 과제
HAMR은 레이저·NFT 정밀도, 헤드-미디어 상호작용, 반복 가열에 따른 신뢰성 등 난제를 동반합니다. 이 때문에 벤더들은 **대규모 고객 인증(qualification)**을 거친 뒤 단계적으로 용량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기술 성숙에 따른 수율·원가 안정화가 향후 마진 구조를 좌우할 핵심 변수입니다.
📈 무엇이 달라지나
결국 HAMR은 **“HDD의 재도약 = AI 인프라의 토대 확장”**을 의미합니다. 30TB급이 상용 현실, 40TB급이 샘플 현실, 36–44TB(그리고 50–100TB 로드맵)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AI 데이터 폭증을 **드라이브 수가 아닌 ‘드라이브 당 용량’**으로 흡수하는 길이 열렸습니다. 이는 향후 수년간 HDD의 전략적 위상을 공고히 할 메가트렌드입니다.
📈 투자자 관점: 아직 저평가된 기회
흥미로운 점은, 주가가 아직 ‘AI 프리미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 웨스턴디지털: 주가수익비율(PER) 약 16배
- 시게이트: PER 약 20배
- 나스닥 평균: 약 29배
양사의 주가는 1년간 두 배 넘게 뛰었지만, 여전히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과열’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AI 붐의 수혜를 입은 대표주들은 대부분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엔비디아는 50배 이상의 PER(주가수익비율)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치를 한껏 반영하고 있고,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 같은 기업도 AI 모멘텀 덕에 이미 높은 멀티플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드디스크 양대 기업인 **웨스턴디지털(WDC)**과 **시게이트(STX)**의 경우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현재 웨스턴디지털은 PER 약 16배, 시게이트는 약 20배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는 나스닥 평균 약 29배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두 배 이상 상승했지만, 이는 코로나 이후 최저점을 찍었던 시절을 감안하면 여전히 회복 단계에 가깝습니다. AI 시대의 데이터 폭증 수요와 구조적 수익성 개선을 고려하면, 단순히 ‘리오프닝 반등’이 아니라 성장 스토리의 본격적인 시작으로 볼 여지가 큽니다.
또한 HDD 시장은 사실상 시게이트·웨스턴디지털의 양강 체제로, 도시바가 소규모로 참여하는 독점적 구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공급자 수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가격 협상력을 높이고, 안정적 마진 구조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미 양사의 총이익률은 최근 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라 40% 안팎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가격 경쟁과 공급 과잉에 시달리던 HDD 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수준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지속 가능한 수요 – AI 데이터는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축적되는 자산이므로, HDD 수요는 구조적 성장세를 보장합니다.
- 밸류에이션 갭 – AI 프리미엄이 반영된 반도체·소프트웨어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멀티플은 재평가(re-rating) 여지를 남깁니다.
- 기술 혁신 모멘텀 – HAMR 같은 차세대 기술 상용화가 가시화되면서, 향후 수년간 용량 확대와 단가 상승이 동시에 가능해집니다.
결국, 하드디스크 기업은 ‘AI 시대의 숨은 인프라 플레이어’라는 점에서 밸류에이션과 성장성 사이의 괴리가 존재합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단순한 단기 매매가 아니라, 장기 성장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딥다이브: 이번 HDD 부활의 3가지 의미
- AI 인프라의 필수 구성요소
– ‘AI=반도체’라는 인식 뒤에서, 데이터 저장 장치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음. - 산업 구조의 안정화
– 사실상 시게이트·웨스턴디지털의 양강 구도 속에 기술 장벽(HAMR)까지 더해져 안정적 성장 기반 확보. - 투자 기회의 확장
– 고평가된 반도체/AI 소프트웨어 기업 대신,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하드웨어 인프라 플레이어에 대한 새로운 투자 대안 제시.
AI 시대에 하드디스크(HDD)가 다시 주목받는 현상은 단순히 일시적인 업황 개선이 아닙니다. 이는 기술·산업·투자 세 가지 차원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1️⃣ AI 인프라의 보이지 않는 ‘필수 축’
GPU와 반도체가 ‘두뇌’라면, HDD는 데이터를 담아두는 ‘기억 저장소’입니다. 지금까지 AI 논의는 주로 **연산 능력(컴퓨팅 파워)**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AI 모델을 훈련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저장 공간(Storage Capacity)**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 AI 모델은 데이터를 일시적으로 쓰고 버리지 않고, 장기간 누적 보관합니다.
- AI 자체가 새로운 데이터(텍스트·이미지·영상)를 생성하기 때문에 데이터의 기하급수적 증가가 발생합니다.
- 따라서 HDD는 화려하지 않지만, AI 혁신의 기반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즉, 하드디스크의 부활은 “AI=반도체”라는 단편적 인식을 넘어, 데이터-스토리지-컴퓨팅의 삼각 구도 속에서 이해해야 할 현상입니다.
2️⃣ 산업 구조의 안정성과 기술 진입장벽
HDD 산업은 이미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의 양강 체제로 굳어져 있습니다. 도시바가 뒤따르고 있지만 시장 지배력은 제한적입니다. 이런 구조는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 경쟁자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가격 결정력(프라이싱 파워)**이 높아지고, 장기 공급 계약도 가능해졌습니다.
- 차세대 기술인 **HAMR(Heat-Assisted Magnetic Recording)**은 수년간 연구 개발이 축적된 결과물로, 신규 진입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기술 장벽을 형성합니다.
- HDD는 여전히 데이터센터 저장의 80~90% 비중을 차지하며, SSD가 전부 대체하기에는 비용·전력·내구성 측면에서 현실적 제약이 있습니다.
즉, 이번 부활은 단순한 ‘수요 반등’이 아니라, 산업 구조적 안정성과 기술 혁신이 맞물려 만들어낸 재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투자자에게 열려 있는 새로운 기회
HDD 기업들의 주가는 지난 1년간 크게 반등했지만, 여전히 AI 관련 기업들 대비 낮은 멀티플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 웨스턴디지털: PER 약 16배
- 시게이트: PER 약 20배
- 나스닥 평균: 약 29배
이는 곧 **‘밸류에이션 갭(Valuation Gap)’**을 의미하며, 투자자에게 두 가지 기회를 시사합니다.
- 단기적으로는 AI 인프라 수요에 따른 안정적 실적 개선이 예상됩니다.
- 중장기적으로는 기술 혁신(HAMR)과 시장 구조 변화에 따른 멀티플 리레이팅(Multiple Re-rating)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HDD의 부활은 투자자에게 **‘성장주로의 재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기회라 할 수 있습니다.
✅ 종합하면, 이번 HDD 부활은 (1)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재부상, (2) 산업 구조와 기술 장벽의 강화, (3) 투자자에게 남아 있는 저평가된 성장 기회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루하고 낡아 보였던 기술이 AI 시대에는 다시 전략적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메시지입니다.
✅ 결론: ‘지루하지만 강력한’ 하드디스크의 역설
코로나 시기 일시적 수요 증가와 급격한 하락을 겪었던 HDD 시장은 AI 시대에 전혀 다른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 AI는 데이터를 지우지 않고 쌓는다
-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계속 만들어낸다
이 두 가지 특징이 HDD의 가치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AI 시대의 ‘인프라 핵심 축’으로 HDD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은 **‘조용히 빛나는 승자’**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하드디스크 산업의 부활은 단순한 업황 반등이 아닙니다. 이는 AI가 만들어낸 데이터 패러다임의 구조적 변화와 직결되어 있습니다.
- AI는 데이터를 지우지 않고, 장기간 축적하며 재활용합니다.
- AI는 스스로 무수한 텍스트·이미지·영상 데이터를 생성합니다.
- 이 모든 데이터는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방식으로 저장되어야 하며, HDD는 이 수요를 충족시킬 유일한 해법에 가깝습니다.
더 나아가 HDD 시장은 웨스턴디지털과 시게이트의 양강 체제, 그리고 HAMR 같은 차세대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과거와는 다른 안정적 성장 구도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곧 수익성 개선과 투자자 관점의 재평가 기회로 이어집니다. 다른 AI 대표주들이 이미 고평가된 상황에서, HDD 기업은 여전히 저평가된 성장 자산으로 남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AI 시대의 승자는 GPU나 클라우드 기업만이 아닙니다. **“AI는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데이터는 저장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단순한 진리가 하드디스크를 다시 무대 중앙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묵직한 조연’이자 AI 시대의 전략적 인프라로서 HDD의 가치는 앞으로 더 뚜렷해질 것입니다.
'배움: MBA, English, 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엔비디아, 미·중 사이 ‘외줄 타기’ (3) | 2025.09.21 |
---|---|
🇺🇸 트럼프의 H-1B 비자 개편과 ‘골드 카드’ 도입 – 미국 이민 제도의 대격변 (42) | 2025.09.20 |
📉 월가의 금리 인하 베팅, 연준 전망보다 훨씬 빠르다 (11) | 2025.09.20 |
🚀 엔비디아·인텔, 역사적 협력으로 AI 인프라와 PC 시장 재편 노린다 (37) | 2025.09.18 |
🏦 연준의 기묘한 회의, 파월 의장을 시험대에 올리다 (33) | 2025.09.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