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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닛산 동맹, 어디로 향하나?

by Heedong-Kim 2025. 5. 14.

위기의 닛산, 협력 대신 독립을 택할까?

1999년, 전 세계 자동차 업계를 놀라게 한 뉴스가 있었습니다. 당시 재정 위기에 빠져 있던 일본의 닛산자동차가 프랑스의 르노로부터 자본을 지원받으며 글로벌 동맹을 맺은 것입니다. 이 역사적인 제휴는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르노가 경영진을 직접 파견하고 기술·생산·R&D 전반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전략적 협력 모델의 교과서’**로 불릴 만큼 긴밀하고도 성공적인 파트너십으로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26년이 지난 지금, 그 동맹은 뚜렷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닛산 이사회에서 르노 인사들이 사임하고, 공동 프로젝트는 중단되었으며, 상호 지분율도 대폭 축소됐습니다. 더 이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동맹'이 아닌, 서로 거리를 두려는 전략적 이혼의 수순에 들어섰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왜 르노와 닛산의 관계가 악화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닛산이 어떤 위기를 겪고 있으며, 향후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는 단지 한 기업의 경영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AI, 자율주행 등 급변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어떤 협력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 26년 동맹의 분기점: 르노 인사 전격 퇴진

닛산이 또 한 번의 중대한 갈림길에 섰습니다. 지난달, 닛산은 르노 회장 장 도미니크 세나르(Jean-Dominique Senard)와 독립 이사 피에르 플뢰리오(Pierre Fleuriot)가 6월 주총을 끝으로 이사회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곧 르노가 닛산의 경영 의사결정에서 손을 떼는 상징적인 순간입니다.

양사는 최근 동맹 구조를 변경하며 상호 지분율을 15%에서 10%로 축소했는데요, 이는 르노가 과거 닛산 구제 당시 보유했던 36.8% 지분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입니다.

 

 

르노-닛산 동맹의 상징적 인물들이 닛산 이사회에서 물러납니다. 지난달 닛산은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를 기점으로 **르노 회장 장 도미니크 세나르(Jean-Dominique Senard)**와 **독립 이사 피에르 플뢰리오(Pierre Fleuriot)**가 이사회에서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인사 이동이 아닌, 양사 간 파워 밸런스의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그동안 르노는 닛산의 이사회에 직접 참여하며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해왔기 때문입니다.

 

이번 퇴진은 지난 1월 체결된 **‘동맹 리밸런싱 협정’**의 연장선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해당 협정을 통해 양측은 상호 보유 지분을 기존 15%에서 10%로 낮추었으며, 르노가 보유하던 36.8%의 닛산 지분 중 상당 부분을 처분했습니다. 이로써 법적, 구조적으로도 르노는 닛산에 대한 지배력을 실질적으로 축소하게 된 셈입니다.

 

이는 르노가 닛산을 '완전한 전략적 파트너'로 보기보다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거리두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르노가 닛산이라는 ‘문제 자산’에 대한 연계를 줄임으로써 자사 기업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인식을 해소하려 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는 르노에 유리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동맹 전체의 ‘시너지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케가미 와세다대 교수는 “이사회에서의 물리적 연결이 끊기더라도, 전략적 협력은 이어져야 한다”며 '형식의 해체'가 '본질의 단절'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경고합니다.

 

결국 이번 인사 퇴진은 르노-닛산 동맹이 새로운 시대적 요구 속에서 과거의 연대를 재정의할 시점에 도달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잊힌 은인, 무시당하는 동맹

1999년, 닛산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처했을 때, 르노는 자본을 투입하고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을 COO로 파견하며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습니다. 당시 곤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공급망 재편을 통해 닛산을 회생시켰고, 이 경험은 닛산에게 ‘동맹’의 개념을 내재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닛산은 르노와의 협력을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으며, 대신 폭스콘(Foxconn), 혼다(Honda) 등 새로운 파트너와의 접점을 모색 중입니다.

 

 

1999년, 르노는 파산 직전이던 닛산을 구출하며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단순한 자본 투입에 그치지 않고, 당시 르노의 카리스마 넘치는 경영자 **카를로스 곤(Carlos Ghosn)**을 COO로 파견해 닛산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영 혁신을 주도하게 했습니다. 이른바 ‘닛산 리바이벌 플랜(NRP)’은 21,000명의 인력 감축과 비효율적인 공장 폐쇄, 공급망 구조 재편을 동반한 초강수였으며, 결과적으로 닛산을 흑자 기업으로 되살려냈습니다.

 

하지만 현재 닛산의 태도는 당시 구원자였던 르노에 대한 감사보다는 거리두기에 가깝습니다. 르노 출신 이사들이 이사회에서 사라지고, 공동 프로젝트는 정체되어 있으며, 2024년 동맹 25주년에도 별다른 외부 발표가 없었던 점이 이를 보여줍니다.


이는 마치 ‘은인을 잊은 채, 동맹의 성과만 따로 떼어 내고 싶은’ 모습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과거의 공은 과거일 뿐, 현재의 실적 부진과 전략 혼선에 대한 책임은 각자 지자는 식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와세다대 이케가미 교수는 “닛산은 동맹을 활용할 생각은 없이, 마치 짐을 덜어내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과거 르노가 없었다면 닛산은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 점에서 현재의 ‘동맹 무시’는 단기 전략일 수 있으나, 장기적 신뢰 기반을 갉아먹을 수 있는 위험한 행보입니다.

 

 


🔧 기술비용 상승 속, 협력보다 독립?

현재 닛산은 AI 및 전동화 기술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시점에 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노-닛산-미쓰비시 세 동맹이 2030년까지 EV 및 커넥티드 모빌리티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실질적인 협력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닛산은 2024년 혼다와의 합병 협상을 중단했으며, 전 닛산 임원이 현재 몸담고 있는 폭스콘과의 협업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지금, **전동화(EV)**와 자율주행(ADAS), 커넥티드카 중심의 대전환기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모든 기술은 엄청난 개발비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며, 규모의 경제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구조입니다. 2022년 르노-닛산-미쓰비시 세 회사가 EV 및 스마트 모빌리티 플랫폼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닛산은 최근의 구조조정 계획이나 미래 전략에서 르노와의 공동 기술 개발에 대한 언급을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모습입니다.
대신 눈을 돌린 곳은 타 산업군입니다. 예컨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폭스콘(Foxconn)**이나, 한때 합병까지 논의했던 **혼다(Honda)**와의 협력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닛산이 자동차 산업 내부의 전통적 협력보다는, AI 및 소프트웨어 개발에 강점을 가진 파트너와의 새로운 동맹을 모색하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기술 독립’이라기보다 ‘기존 파트너와의 전략적 이탈’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제조역량은 닛산의 강점이지만,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여전히 르노의 R&D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며, 기술비용이 폭증하는 시대일수록 기존 동맹 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합니다.

 

결국 문제는 전략의 방향성과 실행의 일관성입니다. 협력이든 독립이든, 닛산은 뚜렷한 비전과 명확한 파트너십 전략 없이는, 전동화 시대의 생존 경쟁에서 다시 도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위기의 닛산, 다시 '르노 카드' 꺼낼까?

와세다대 이케가미 교수는 “닛산이 동맹을 무효화하기보단,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르노와의 신뢰 기반은 지금도 유효하며, 위기 속에서 이미 검증된 파트너”라고 말합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와 관세 리스크가 다시 대두되는 상황에서는, 닛산이 독자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의 장단을 아는’ 르노와의 파트너십이 더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죠.

 

닛산은 지금, 다시 한 번 생존을 위협받는 중대한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글로벌 판매량은 지난 7년 동안 약 40%나 급감했고, 실적은 심각한 적자를 기록 중입니다. 이처럼 구조적인 위기가 닥쳤을 때, 과거라면 가장 먼저 꺼냈을 전략 카드는 단연 ‘르노와의 동맹’이었습니다. 실제로 1999년 닛산은 르노의 자본과 인력을 기반으로 완전히 되살아났고, 이후 2014년까지 동맹을 통한 시너지는 매우 강력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닛산은 르노 카드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동맹이 실질적인 효력을 잃은 듯한 분위기 속에서, 닛산은 폭스콘이나 혼다 등과의 신규 파트너십을 우선시하며 다른 출구를 모색하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이런 독립 행보가 닛산 내부의 기술력과 자본 여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와세다대 이케가미 교수는 “닛산은 르노라는 파트너가 자신들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존재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과거 공과를 떠나, 닛산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검증된 파트너와의 신뢰 회복”**이라고 강조합니다.

 

즉, 닛산이 진정한 회생을 꾀하고자 한다면, 르노를 단순히 과거의 파트너로 치부하지 말고, 전략적 재정의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라는 뜻입니다. 신뢰와 효율성의 균형을 맞춘 새로운 동맹 구조를 모색하는 것—그것이야말로 닛산에게 남은 마지막 회복 카드일지도 모릅니다.

 

 


🚨 대규모 적자와 구조조정… 신임 CEO의 시험대

닛산은 2024 회계연도에 6,700억 엔(약 4.5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습니다. 이는 전년도 4,266억 엔의 흑자와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이에 따라 닛산은 전 세계 공장 수를 17개에서 10개로 줄이고, 2만 명 규모의 감원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1999년 르노 구제 당시 2만1천 명 해고와 흡사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며, 이 역시 과거와 같은 외부 구원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2024 회계연도, 닛산은 무려 6,700억 엔(약 4.5조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부진이 아닌, 글로벌 전략 전반의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구조적 신호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핵심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했고, 북미·유럽·일본 등지의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 및 손실 인식까지 겹쳐 ‘복합 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닛산은 글로벌 공장 수를 현재 17개에서 10개로 축소하고, 2만 명에 달하는 인력을 감축하는 초대형 구조조정을 발표했습니다. 이는 1999년 곤이 주도한 ‘닛산 리바이벌 플랜’ 당시의 감원 규모와 맞먹는 수치로, 그만큼 현 경영진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새롭게 CEO로 취임한 **이반 에스피노사(Ivan Espinosa)**는 사실상 취임 직후부터 거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입니다. 과거 르노의 도움 없이 닛산을 단독으로 부활시켜야 하는 임무가 그의 어깨에 놓여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파트너십에는 금기사항이 없다"고 말하며 유연한 접근을 예고했지만, 지금까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은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르노는 물론, 혼다와의 협력 가능성도 초기 논의에서 중단되었고, 신규 파트너로 지목되는 폭스콘과의 협업도 아직 가시적인 진전은 없는 상태입니다.

 

이처럼 방향성은 제시됐지만, 실행력과 리더십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에스피노사는 ‘닛산 부활’이라는 과업과 시장의 기대, 내부 불안을 동시에 짊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구조조정이 과거의 성공을 재현하는 전환점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실패로 남을지는 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 결론: ‘새로운 동맹’이 아닌 ‘동맹의 재해석’ 필요

닛산의 신임 CEO 이반 에스피노사는 “파트너십에 금기사항은 없다”며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재도약을 위해서는 단기적 합병이나 기술 제휴 이상의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술 개발비는 높아지고 시장은 불확실하며, 세계적인 정치 환경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야말로, 과거 생존을 함께 일궜던 르노와의 ‘검증된 동행’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현재 닛산은 거대한 갈림길 앞에 서 있습니다. 과거의 위기처럼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다시 등장한 상황입니다. 글로벌 판매 감소, 사상 최악의 순손실, 대규모 구조조정과 리더십 교체는 그 증거입니다. 더욱이 AI, 전동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등 새로운 기술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선 협력과 생태계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입니다.

 

그렇다면 닛산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첫 번째 시나리오는 르노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폭스콘이나 혼다 같은 새로운 파트너와 함께 ‘기술 중심의 유연한 협업’을 재구성하는 길입니다. 이 길은 자유롭고 신속할 수 있지만, 검증되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르노와의 동맹을 새로운 기준과 구조 아래에서 재정의하고, 기존의 신뢰 자산을 바탕으로 기술, 생산, 플랫폼 개발을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익숙하지만 복잡한 조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말합니다. 지금 닛산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시간’이며, 무엇보다 ‘확실성’이 필요하다고. 검증된 파트너와의 협력 없이 독립적인 생존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 이제 닛산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잊혀진 동맹을 되살릴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길을 열 것인가?
어느 쪽이든, 그 선택은 닛산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지을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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