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도입부: 100년의 유산과 AI라는 거대한 파도
세계 비즈니스 지형의 설계자로 불리는 맥킨지(McKinsey & Company)가 올해로 설립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가 103년을 맞이한 것과 궤를 같이하며, 맥킨지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기업 경영의 '골드 스탠더드'를 정립해 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이 거인은 전례 없는 위기와 마주하고 있습니다.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엘리트 컨설턴트의 '지적 독점'이라는 근간을 뒤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맥킨지의 글로벌 매니징 디렉터 밥 스턴펠스(Bob Sternfels)의 대담은 "과연 AI가 컨설턴트를 대체할 것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맥킨지는 이 질문에 대해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지난 100년의 성공 방정식을 스스로 부정하는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실리콘의 차가운 지능과 인간의 영혼이 하나의 직조물처럼 엮이기 시작한, 맥킨지의 '자기부정' 전략을 분석합니다.

2. [인사이트 1] 4만 명의 인간과 2만 개의 '에이전트': 새로운 인력 구조
맥킨지의 인력 구성 변화는 가히 충격적입니다. 과거 수천 명의 엘리트 집단이었던 맥킨지는 이제 인간과 AI 에이전트가 공존하는 하이브리드 조직으로 탈바꿈했습니다. 밥 스턴펠스는 맥킨지의 현재 규모를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현재 맥킨지의 구성원은 총 60,000명입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는 40,000명의 인간과 20,000개의 '에이전트(AI)'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불과 18개월 전만 해도 에이전트는 3,000개에 불과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속도입니다. 스턴펠스는 당초 1인 1 에이전트 시대를 2030년경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불과 18개월 만에 이 목표치에 근접했습니다. 이제 모든 직원이 최소 하나 이상의 AI 에이전트와 협업하는 '에이전틱 워크포스(Agentic Workforce)'로의 전환은 맥킨지 내부에서 이미 현실이 되었습니다.


3. [인사이트 2] "조언만 하던 시대는 끝났다": 결과 책임(Outcome-based) 모델로의 전환
전통적인 컨설팅 모델은 투입된 시간과 자문에 대해 수수료를 받는 'Fee-for-service'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맥킨지는 이제 화려한 파워포인트 보고서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음을 시인합니다. 고객은 이제 "나의 시가총액(Market Cap)을 두 배로 높일 수 있는가?"라는 훨씬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맥킨지는 고객과 위험 및 수익을 공유하는 '결과 책임(Underwriting outcomes)' 모델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컨설팅 업계의 '파격적인 자기부정'입니다. 과거 컨설턴트들이 처방전만 써주고 결과에는 책임을 지지 않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이제는 고객사와 운명 공동체가 되어 '하방 위험(Downside risk)'까지 함께 짊어지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맥킨지 전체 수익의 약 3분의 1이 이미 이러한 성과 기반 모델에서 창출되고 있으며, 스턴펠스는 임기 내에 이 비중이 과반을 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4. [인사이트 3] 맥킨지가 '완벽한 성적표'보다 '회복 탄력성'을 보는 이유
AI가 지식의 영역을 평범하게 만들면서, 맥킨지의 채용 기준도 데이터 기반으로 완전히 재편되었습니다. 맥킨지는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지원서를 받으며, 그중 8,000명에서 10,000명 사이의 인재를 채용합니다. 하지만 이들 중 파트너로 승진할 확률은 단 6분의 1(1 in 6)에 불과합니다.
맥킨지가 지난 2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누가 파트너가 되는가'를 추적한 결과,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승진 확률이 가장 높았던 사람들은 '완벽한 성적표'를 가진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인생에서 큰 좌절(Setback)을 겪고 이를 극복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맥킨지는 다음과 같은 역량을 최우선 순위로 둡니다.
• 회복 탄력성(Resilience): 실패 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
• 인간 대 인간의 협업 능력: 팀 스포츠나 학비를 벌기 위한 리테일 아르바이트 등, 실제 현장에서 타인과 소통해 본 경험.
• 배움에 대한 적성(Aptitude to learn): 특정 주제의 마스터 여부보다 새로운 것을 빠르게 학습하는 태도.
맥킨지는 이제 기존의 패턴 인식이 전혀 통하지 않는 가상 환경을 설계하여, 후보자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불확실성을 어떻게 돌파하는지를 테스트합니다.


5. [인사이트 4] AI가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세 가지: 포부, 판단, 그리고 창의성
스턴펠스는 AI가 고도화될수록 인간 리더만이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 영역'이 명확해진다고 강조합니다. 이는 미래의 인재가 갖춰야 할 핵심 역량이기도 합니다.
1. 포부(Aspire): AI는 조직의 목표를 최적화할 수는 있지만, 조직이 도달해야 할 높은 수준의 비전을 설정하거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한계를 뛰어넘도록 고무하지 못합니다. AI는 경로를 최적화하지만, 인간은 목적지를 꿈꿉니다.
2. 판단(Judgment): AI 모델에는 '진실'이나 '가치관'이 없습니다. 모델은 확률을 계산할 뿐이며, 최종적인 가치 판단과 윤리적 매개변수 설정은 오직 인간의 몫입니다.
3. 불연속적 도약(Discontinuous leaps): 현존하는 AI는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선형적 추론 모델'입니다. 하지만 인간의 창의성은 논리적 단계를 뛰어넘어 전혀 새로운 통찰을 제시하는 '불연속적 도약'을 가능케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맥킨지는 다시 '자유 인문학(Liberal Arts)' 전공자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논리 너머의 비연속적 사고가 AI 시대의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6. [인사이트 5] 기관의 회복 탄력성: 공수 교대와 전문성의 재정의
맥킨지는 1959년 길 클리(Gil Clee)의 HBR 논문을 통해 '매트릭스 조직'의 효시를 제안하는 등 늘 경영 혁신을 선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나 오피오이드 사태와 같은 뼈아픈 실책을 겪기도 했습니다. 스턴펠스는 이러한 실수를 통해 얻은 '지적인 겸손함'을 바탕으로 조직의 회복 탄력성을 재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하는 스포츠'와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 수비(Defense):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에 대비한 '제도적 완충지대(Institutional buffer)'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맥킨지는 비상장 파트너십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월마트나 애플 출신의 전문가를 영입하여 상장 기업 수준의 엄격한 준법 감시와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조직의 무결성을 지키기 위한 '전문성의 현대화'입니다.
• 공격(Offense): 외부의 충격 속에서도 지정학적 위기나 기술 혁명에 대해 과감한 베팅과 혁신을 멈추지 않는 능력입니다.


7. 결론: 리더십 팩토리에서 '임팩트 파트너'로
지난 100년간 맥킨지가 세계 최고의 '리더십 팩토리(Leadership Factory)'로 기억되었다면, 향후 10년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고객의 시가총액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고 성과를 함께 책임지는 '임팩트 파트너(Impact Partner)'가 되는 것입니다. 이는 조언자라는 안전한 위치에서 내려와 실전의 전장으로 뛰어들겠다는 선언입니다.
전무후무한 기술의 시대, 맥킨지의 변신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AI가 당신의 직무를 효율화하는 오늘, 당신은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어떤 '포부'를 조직에 심고 있습니까?"
기술이 복잡해질수록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결국 인간다운 판단력, 그리고 멈추지 않는 배움의 태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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