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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와 AI의 미래를 설계하는 퀄컴의 4가지 반전

by Heedong-Kim 2026. 1. 26.
퀄컴(Qualcomm)이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대부분 전 세계 스마트폰의 심장, '스냅드래곤(Snapdragon)' 칩을 만드는 회사라고 답할 것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제 그 생각은 절반만 맞습니다.
최근 공개된 퀄컴의 주주총회 및 투자자 보고서는 마치 한 편의 치열한 전략 체스 게임을 보는 듯합니다. 우리가 알던 '스마트폰 칩 회사'라는 왕좌에 안주하지 않고, 거대한 위협에 맞서 회사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는 극적인 수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새로운 퀄컴'의 미래를 좌우할 가장 놀랍고 중요한 4가지 반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퀄컴입니다": 스마트폰을 넘어선 거대한 비전

퀄컴의 CEO 크리스티아누 아몬은 더 이상 회사가 모바일 기업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들의 새로운 목표는 '커넥티드 프로세싱 리더'가 되어 "어디서나 지능적인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구호가 아닙니다. 퀄컴은 이 비전을 통해 2030년까지 총 시장 규모(TAM)를 9,000억 달러로 확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핸드셋, 자동차, PC, XR, 산업용 IoT 등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특히 2029 회계연도까지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부문에서만 22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는 스마트폰이라는 단일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한 지금, 우리는 새로운 퀄컴입니다. 업계 최고의 기술 로드맵을 바탕으로 우리는 커넥티드 프로세싱 리더로 발전했으며, 우리의 임무는 어디서나 지능적인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이러한 변화가 중요한 이유는 퀄컴이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모바일 전문성을 활용해 여러 다른 산업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비전은 구체적인 기술적 승부수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AI에 대한 퀄컴의 독특한 접근법입니다.
 

 

 

AI 혁명의 최전선: 클라우드가 아닌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하면 거대한 데이터 센터에서 작동하는 클라우드 AI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퀄컴은 정반대의 전략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 PC, 자동차와 같은 기기 자체에서 AI가 직접 실행되는 '온디바이스 AI'입니다.
퀄컴은 AI 모델들이 "더 작고, 유능하며, 효율적으로" 진화하면서 기기 자체의 잠재력을 "점화(ignites the edge)" 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사용자의 데이터와 가장 가까운 기기에서 AI가 작동할 때 즉각적인 반응성, 강화된 개인정보 보호, 보안, 그리고 고도의 개인화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퀄컴의 AI 엔진과 헥사곤 NPU(신경망 처리 장치, AI 연산을 위해 특별히 설계된 반도체)는 바로 이런 고성능, 저전력 온디바이스 AI 처리를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생성형 AI 모델들은 주로 클라우드에서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지만, 우리는 생성형 AI에서 파생되는 다양하고 혁신적인 기업 및 소비자 사용 사례들이 그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기 자체에서 실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를 통해 즉각성, 개인정보 보호, 보안, 개인화의 이점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 퀄컴 2025 회계연도 10-K 보고서
이 전략은 클라우드 중심의 AI 패러다임에 도전하는 게임 체인저입니다. 이는 AI의 미래가 소수 거대 기업의 데이터 센터에만 종속되지 않고, 개인의 손안에서 더욱 민주화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중요한 전략적 베팅입니다.
 
 

 

달리는 슈퍼컴퓨터: 자동차 산업의 숨은 강자

다음으로 놀라운 사실은 퀄컴이 자동차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다는 점입니다. 오늘날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oftware-Defined Vehicle)'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퀄컴은 이 혁신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플랫폼 파트너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숫자가 그 영향력을 증명합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 플랫폼의 수주 파이프라인은 약 450억 달러에 달합니다.
 분석가들은 **2030년까지 신차의 68%**가 셀룰러 연결 기능을 탑재하고, **52%**가 레벨 2 이상의 자율주행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측합니다.
여기서 '스냅드래곤 디지털 섀시'는 단순한 칩이 아닌, 자동차의 두뇌와 신경계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입니다. 여기에는 차량 내 연결성, 디지털 콕핏(계기판 및 인포테인먼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그리고 차량-클라우드 서비스가 모두 포함됩니다. 모바일 혁명을 이끌었던 기업이 이제는 도로 위를 달리는 슈퍼컴퓨터를 만드는 자동차 혁명의 핵심 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랍습니다.
 
 

가장 큰 기회이자 가장 큰 위협: 거대 고객사들의 '칩 독립'

마지막으로, 퀄컴의 거대한 변신이 왜 필사적인지를 보여주는 결정적 이유입니다. 바로 가장 큰 고객이 잠재적으로 가장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회사 전체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 삼성, 샤오미와 같은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수직 계열화(vertical integration), 즉 거대 기술 기업이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직접 설계하고 생산하는 전략'라고 부릅니다. 특히 애플에 대해서는 매우 직접적으로 위험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애플이 향후 기기에서 우리의 제품 대신 자체 모뎀 제품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우리의 QCT(칩 사업부) 매출, 운영 결과 및 현금 흐름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 퀄컴 2025 회계연도 10-K 보고서 "위험 요소"
하지만 위협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퀄컴은 보고서에서 중국 고객사들이 "반도체 자급자족을 우선시하는 중국 정부의 압력이나 정책으로 인해" 자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의 경쟁을 넘어, 지정학적 긴장감이 더해진 고차원적인 위협임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냉정한 현실 인식이야말로 퀄컴이 '스마트폰 회사'라는 안락한 타이틀을 버리고 필사적으로 변신을 꾀하는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결론: 생존을 위한 거대한 도약

퀄컴의 변신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략적 도약입니다. 애플과 같은 거대 고객의 '칩 독립' 선언과 중국의 반도체 자급자족 정책이라는 거대한 압박이 바로 퀄컴을 자동차와 IoT, 온디바이스 AI라는 새로운 영토로 내몬 근본적인 촉매제인 것입니다.
퀄컴은 더 이상 우리가 알던 '스마트폰 부품 회사'가 아닙니다. 모바일 기술을 기반으로 우리 삶의 모든 기기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미래를 설계하는 다각화된 기술 리더로 공격적인 변신을 꾀하고 있습니다. 퀄컴의 이 거대한 변신은 성공할까요? AI가 진정으로 개인화되고 우리의 자동차가 더욱 똑똑해지는 미래는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가 스마트폰에서 만났던 바로 그 기술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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