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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글로벌 항만 네트워크 전략: 유럽에서 시작된 ‘조용한 침공’

by Heedong-Kim 2025. 7. 29.

21세기 세계 경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결 위에 떠 있습니다. 바로 해상 물류입니다. 전 세계 무역의 약 90%가 선박을 통해 이뤄지는 지금, 바다는 단순한 교역 경로가 아니라 지정학적 권력의 무대입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중국은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세계 항만을 장악해 왔습니다.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질문은 단순히 "중국이 몇 개의 항만을 갖고 있느냐"가 아닙니다.


진짜 질문은 바로 이것입니다.
"중국은 왜 항만을 갖고자 하며, 그것으로 무엇을 하려는가?"

 

본 블로그에서는 홍콩 기반 CK허치슨의 항만 매각과 코스코(COSCO)의 개입을 중심으로,


🔹 유럽 항만에서의 중국의 전략적 확장
🔹 개발도상국에서의 인프라 지배 전략
🔹 시진핑의 외교적 움직임과 상징성


을 통해,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국의 글로벌 항만 지배 전략의 본질을 파헤쳐 보고자 합니다.

 

 

 


🏗️ 항만을 사들이는 나라, 중국의 숨은 야망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조용히, 그러나 전략적으로 세계 항만들을 확보해왔습니다. 그 중심에는 국영 해운사 코스코(COSCO)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가 있습니다. 특히 유럽은 중국의 수출 확대와 외교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중국은 위기와 틈새를 이용해 항만 지분을 늘려왔습니다.

 

최근 홍콩의 CK허치슨(Hutchison)이 세계 23개국에 있는 40개 이상의 항만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중국이 다시 한 번 이 딜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의 블랙록(BlackRock)과 이탈리아 Aponte 가문이 이끄는 투자그룹이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베이징은 코스코를 통해 일부 지분 참여를 노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은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세계의 공장’에서 머물지 않습니다. 이제는 자국의 제품을 세계 곳곳으로 보내기 위한 **‘물류 인프라의 지배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그 전략의 핵심은 바로 항만 인수와 운영권 확보입니다. 이 전략은 수면 아래에서 조용히 진행되었지만, 그 범위와 깊이를 살펴보면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수준입니다.

 

특히 중국 정부는 민간 기업의 외형을 가진 국영 기업을 통해 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코스코(COSCO)**입니다. 코스코는 세계 4위의 해운사이자,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영 기업으로, 항만 인수와 운영권 확보에 있어 **‘민간 자본처럼 보이되, 국가 전략을 실행하는 수단’**으로 활용됩니다.

 

이러한 중국의 항만 전략은 단순한 투자나 경제적 수익을 넘어, 지정학적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합니다. 해상 물류망을 장악한다는 것은 곧 수출입 경로를 통제하고, 다른 국가의 무역 의존도를 높이며, 정치적 leverage를 확보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해, 항만은 무역의 통로일 뿐만 아니라 국가 전략의 전진기지가 되는 셈입니다.

 

그렇기에 중국은 기존의 ‘자국에서 생산해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세계 주요 항만의 ‘출입구’를 소유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와도 궤를 같이합니다. 육로와 해로를 잇는 이 글로벌 프로젝트의 핵심은 바로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항만 인수는 보통 위기를 기회로 삼아 이뤄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 국가들이 재정 위기를 겪거나, 기존 항만 운영자가 매각을 원할 때 중국계 자본이 등장합니다. 위기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항만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 이것이 바로 중국의 ‘조용한 항만 침공’ 전략입니다.

 

 

 


⚓ 유럽 항만, 중국의 핵심 전략지로 부상하다

중국의 항만 전략은 단순한 투자가 아니라 경제 권력의 재편을 뜻합니다. 코스코가 유럽에 첫 발을 들인 것은 2004년 벨기에 안트베르펀 항만의 지분 투자였고, 이후 2008년 그리스 피레우스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며 유럽 항만 시장에 본격 진출했습니다.

 

피레우스 항만은 중국 손에 들어간 이후 세계적 물류 중심지로 탈바꿈했고, 그 성공을 발판 삼아 스페인의 발렌시아, 이탈리아의 제노바,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벨기에의 제브뤼허, 독일의 함부르크까지 중국의 항만 네트워크가 확장되었습니다.

 

 

중국이 글로벌 항만 전략의 ‘중심축’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바로 유럽입니다. 왜 유럽일까요?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유럽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 중 하나이자, 전통적인 해운 중심지로서 지정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기 때문입니다. 유럽의 항만을 확보하는 것은 곧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미주를 연결하는 핵심 노드를 장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국 국영 해운기업인 **코스코(COSCO)**는 2000년대 중반부터 유럽 내 항만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유럽 항만의 특징은 대체로 민영화가 활발하고, 재정 위기 이후 외국 자본 유입에 개방적이라는 점인데, 이는 중국에게 완벽한 투자 환경이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유럽 각국은 항만 운영권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려 했고, 이 틈을 타 코스코는 그리스의 피레우스 항만(Piraeus)을 인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이 항만은 단순한 중계 무역지에서 중국-유럽 해상 물류의 허브로 탈바꿈했고, 이는 코스코의 유럽 전략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다른 국가들에게 보낸 사례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 중국은 이탈리아 제노바, 스페인 발렌시아, 벨기에 제브뤼허, 네덜란드 로테르담, 독일 함부르크 등 유럽의 전략 항만들에 지분을 확보하거나 운영권을 획득했습니다. 이들 항만은 모두 지중해와 북유럽을 잇는 핵심 경로에 위치해 있어, 중국의 수출입 물동량을 처리하고 유럽 내 물류 네트워크를 지휘할 수 있는 거점으로 기능합니다.

 

또한, 유럽 항만의 가장 큰 장점은 이미 잘 갖춰진 인프라와 고도화된 물류 시스템입니다. 중국이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부터 짓는 방식(build-and-operate)’을 썼다면, 유럽에서는 **‘기존 인프라를 사들여 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통해 빠르게 네트워크를 확장해온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항만들에 중국 국적 선박이 우선 입항하고 우대 조건을 받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곧 중국이 자국 화물에 유리한 해상 물류 통로를 직접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항만을 갖는다는 것은 단순한 부동산 소유가 아니라, 물류를 통제하고 국제 무역의 ‘문 입구’를 지배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전략 아래, 유럽은 지금 중국 항만 제국의 ‘앞마당’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 스페인에서 일어난 조용한 변화

2006년 CK허치슨이 바르셀로나에 새로운 컨테이너 터미널을 세웠고, 이는 남유럽에서 핵심 항만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2017년 발렌시아 항만은 스페인 부채 위기와 미국 사모펀드의 투자 회수 전략으로 인해 코스코에 매각됐습니다.

 

코스코는 JP모건이 보유한 발렌시아 및 빌바오 항만 지분의 51%를 2억 유로에 매입하며 유럽 전략의 중요한 퍼즐을 완성했습니다. 이후 코스코는 자체 선박 운항을 발렌시아로 집중시키며 피레우스를 뛰어넘는 지중해 최대 항만으로 발돋움시켰습니다.

 

스페인은 유럽에서 중국의 항만 전략이 가장 극적으로 드러난 나라 중 하나입니다. 2006년, 홍콩의 CK허치슨은 스페인 정부로부터 바르셀로나 항만의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 건설 및 운영 계약을 수주했습니다. 당시 스페인은 건설 붐과 함께 경제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고, 바르셀로나는 남유럽의 물류 허브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았기에 허치슨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었습니다. 허치슨은 이를 통해 유럽 남부의 핵심 거점을 확보하게 됩니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했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은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겪었고 많은 기업들이 자산을 매각하게 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ACS 그룹입니다. 스페인의 건설 대기업인 ACS는 당시 발렌시아와 빌바오 항만 지분을 포함한 물류 자산을 매각했고, 이를 JP모건이 이끄는 사모펀드 컨소시엄이 인수합니다.

 

하지만 JP모건은 본질적으로 항만 운영에 관심이 없던 투자자였습니다. 결국 2017년, 이 자산들은 중국의 **코스코(COSCO)**에 매각되면서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게 됩니다. 코스코는 발렌시아와 빌바오 항만 지분의 51%를 2억 유로에 인수하면서 스페인 내 핵심 물류 거점을 확보했고, 이를 **“마드리드를 위한 전략적 항만”**이라며 자사의 글로벌 터미널 포트폴리오에서 중요한 위치로 격상시켰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겉으로는 조용하게 이루어졌지만, 스페인의 물류 지도를 바꾸고, 유럽 내 중국의 영향력을 실질적으로 확대시킨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 항만이 바뀌면 물류 지도가 바뀐다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해운을 지배하는 기업은 불과 10곳 이하이며, 그 중 코스코는 정부가 직접 운영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전략 자산입니다. 이런 항만의 소유권 변화는 단순한 사업 거래가 아니라 무역 경로, 공급망, 그리고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발렌시아는 지중해에서 가장 연결성이 높은 항만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유럽 진출이 단순히 ‘양적 확장’을 넘어서 ‘질적 전환’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줍니다.

 

항만은 단순한 출입구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의 무역경로를 결정하고, 국제 공급망의 흐름을 좌우하는 전략적 거점입니다. 특히 컨테이너 물류는 특정 노선과 항만 간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설계되기 때문에, 누가 그 항만을 운영하는가에 따라 전 세계 수출입 경로가 바뀔 수 있습니다.

 

코스코가 발렌시아 항만을 인수한 후,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코스코의 자체 해운선박들이 우선적으로 발렌시아에 입항하면서, 발렌시아는 급속도로 컨테이너 물동량이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발렌시아는 547만 TEU를 처리하며 그리스 피레우스를 제치고 지중해에서 가장 활발한 컨테이너 항만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선박 몇 척의 경로가 바뀐 것이 아닙니다. 유럽 내 물류 거점의 중심축이 이동했다는 의미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유럽 전체 공급망에 구조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화입니다. 더 나아가, 중국이 항만을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그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나가는 화물 흐름을 ‘전략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항만의 주인이 바뀌면,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무역 경로의 재편, 지정학적 영향력의 이동, 그리고 새로운 경제 블록 형성이 따라옵니다. 세계 무역의 혈관인 해상 물류에서, 항만이란 그야말로 심장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 ‘만들면 온다’: 개발도상국에서의 중국 전략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 등 개발도상국에서도 중국은 항만을 ‘처음부터 짓는’ 전략을 활용해왔습니다. 특히 페루, 브라질, 탄자니아 등에서는 대규모 부채를 조건으로 항만과 인프라를 건설하며 광물 및 자원의 수출 경로를 확보했습니다.

 

이는 중국 내수 기반에서 자주 사용된 ‘인프라 먼저, 경제는 나중’ 방식의 해외 확장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의 항만 전략은 단지 선진국의 기존 항만을 인수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는 ‘처음부터 항만을 짓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이는 일종의 “Build it and they will come” 전략, 즉 “먼저 짓고 나면 사람과 자본, 물류가 따라온다”는 사고방식에 기초한 것입니다.

 

이러한 접근은 중국 내에서 성공적으로 입증된 모델입니다. 중국은 국내 경제성장 과정에서 항만–도로–철도–도시를 일체화하는 대규모 인프라 패키지 개발을 반복해왔으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특구, 물류허브, 수출기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모델을 이제 해외에 그대로 이식하고 있는 셈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파키스탄의 과다르 항만, 스리랑카의 함반토타 항만, 케냐의 라무 항만 등입니다. 이들 항만은 중국 자본과 기술로 건설되었으며, 주변에는 중국의 건설사가 지은 도로와 철도가 함께 따라붙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젝트는 때로 수십억 달러의 부채를 안기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해당 국가가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지거나 중국의 장기 운영권을 넘겨주는 경우도 발생했습니다.

 

중국 국영 기업인 **차이나 머천츠(China Merchants)**는 2013년 프랑스 CMA CGM이 운영하는 터미널링크(Terminal Link)의 지분 49%를 인수해 유럽 내 다양한 항만의 소규모 지분을 확보하는 동시에, 미국의 마이애미, 휴스턴 같은 전략 항만에도 발을 들였습니다.

 

중국은 항만만 짓지 않습니다. 항만과 함께 전기, 물, 세관, 물류창고, 공단 인프라를 함께 개발하는 **“중국식 올인원 수출 플랫폼”**을 구성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이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수출 기반을 지구적 차원에서 설계하는 국가적 행위자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 시진핑의 방문이 의미하는 것

코스코가 발렌시아 항만을 인수한 지 1년 뒤인 2018년, 시진핑 주석은 13년 만에 스페인을 방문해 스페인 국왕과 총리를 만났습니다. 그는 발렌시아를 비롯한 지중해 항만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5년간 700억 달러 규모의 스페인 상품 수입을 약속했습니다.

 

실제 수입은 그보다 낮았지만, 이는 중국이 항만을 단순한 물류 거점이 아닌, 국가 간 경제 네트워크의 허브로 본다는 점을 잘 보여줍니다.

 

2018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스페인을 국빈 방문했습니다. 이는 중국 정상이 스페인을 찾은 지 무려 13년 만의 일이었고, 발렌시아 항만 지분 인수 후 1년 만에 이루어진 방문이었기에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국빈 방문에서 시진핑은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 및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지중해 항만의 전략적 중요성,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실크로드의 미래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중국은 향후 5년간 스페인으로부터 7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을 수입할 것”이라고 약속하며 무역 확대와 항만 협력의 당위성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5년간 중국의 스페인 수입 규모는 450억 달러 안팎에 그쳤으며, 여전히 스페인 → 중국보다 중국 → 스페인으로의 수출이 훨씬 많은 불균형 구조가 이어졌습니다. 이는 시진핑의 약속이 ‘경제협력’이라기보다, 정치적 신호와 외교적 이미지 구축의 성격이 강했음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이번 방문은 하나의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이제 우리는 항만의 주인이며, 당신들의 물류 시스템 일부다.”


즉, 중국은 유럽에서 단순한 ‘거래 파트너’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수출입 생태계를 주도하는 전략 행위자로서 자리를 굳히려 한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입니다.

 

중국은 항만 투자 → 물류 권한 확보 → 정상 외교라는 3단계를 통해 국가 전략을 완성시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자본의 흐름이 아니라 21세기형 영향력 외교의 전형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마무리: 항만은 물류가 아닌 ‘권력’의 상징

중국의 글로벌 항만 확장은 단순한 기업 인수합병(M&A)이 아닙니다. 그것은 ‘국가 전략’의 일환이며, 자원 확보와 무역 지배력을 위한 수단입니다. 유럽 항만이 점차 중국 국영기업의 손에 들어간다는 것은, 세계 무역의 핵심 거점들이 점점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 “과연, 이 모든 변화에 세계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중국은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한 출구를 확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세계를 향한 문을 직접 만들고, 그 문을 잠글 열쇠까지 쥐고자 합니다.


항만 투자는 단순한 경제 행위가 아니라, 세계 공급망의 설계 권한, 글로벌 물류의 통제력, 그리고 외교적 레버리지를 얻기 위한 장기 전략입니다.

 

특히 유럽에서의 행보는 매우 상징적입니다.
이미 코스코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전략적 항만을 ‘목걸이처럼’ 연결해 놓았습니다. 마치 현대판 해상 실크로드가 다시 구성되고 있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에서는 ‘건설–운영–채무’라는 구조를 통해 중국 중심의 신(新) 인프라 제국주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항만 하나를 짓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무역 구조와 외교적 입지를 바꾸는 일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 전 세계는 이 변화에 얼마나 대비되어 있는가?
🔹 중국 중심의 항만 네트워크가 무역 질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 그리고 우리는 이 흐름을 어떻게 읽고, 대응할 것인가?

 

바다는 더 이상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공재만은 아닙니다.


그 위의 길, 즉 항로와 항만은 누가 갖느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패권’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키를 조용히 쥐고 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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