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배움: MBA, English, 운동

🧾 ASML, 1분기 수주 부진… 반도체 산업의 회복은 아직?

by Heedong-Kim 2025. 4. 18.

세계 최고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2025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특히 주문(Booking) 수치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면서, 반도체 업계 전반의 불확실성을 다시금 부각시켰습니다. 더불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복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과 매출 전망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지금, 기술적 도약과 정치적 혼란이라는 두 개의 파도 위에서 균형을 잡으려 고군분투 중입니다. 특히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 바로 네덜란드의 ASML입니다.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라는 독보적인 기술로 전 세계 최첨단 반도체 생산의 핵심 장비를 공급해온 ASML은 반도체 산업의 ‘숨은 제왕’이라 불려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발표된 2025년 1분기 실적에서는 예상보다 저조한 수주와 함께, 업계 전체의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단순한 경기 둔화 때문만은 아닙니다. 중국의 AI 기술 도약, AI 장비 투자에 대한 회의론,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재등장 가능성 등 기술과 지정학이 얽힌 복합 요인이 시장에 ‘불확실성’이라는 단어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적은 견고했지만, 미래를 둘러싼 안개는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 예상보다 낮은 주문… AI 장비 투자에 회의감?

ASML의 1분기 신규 주문은 39억 4천만 유로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48억 4천만 유로에는 못 미쳤습니다. 특히 핵심 제품인 극자외선(EUV) 장비 수주가 12억 유로에 그쳐, 예상치였던 15억 8천만 유로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이는 중국의 AI 기업 DeepSeek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양의 칩을 사용해 미국 기업과 유사한 성능을 구현했다고 밝힌 이후, 고성능 장비 투자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 전반에 퍼진 결과로 분석됩니다.

 

ASML의 2025년 1분기 신규 주문 금액은 39억 4천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였던 48억 4천만 유로를 크게 하회했습니다. 특히 시장이 가장 주목한 것은 고급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수주 감소였습니다. 이 장비는 미세 공정이 필요한 최신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핵심 설비입니다. ASML이 보고한 EUV 장비 수주는 12억 유로로, 애널리스트 예상치(15억 8천만 유로)보다 24%가량 낮았습니다.

 

이러한 부진은 단순한 수요 감소보다 더 깊은 의문을 시장에 던졌습니다. 바로 "정말로 이렇게 고가의 첨단 장비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입니다. 지난 1월,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 DeepSeek이 발표한 AI 모델은 고급 장비 없이도 미국 경쟁사와 유사한 수준의 성능을 달성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발표는 AI 산업이 꼭 최첨단 장비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고, 그 결과로 장비 투자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이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퍼지게 된 것입니다.

 

 


🧠 AI가 여전히 핵심 성장 동력, 하지만 전방 수요는 '주춤'

ASML의 CEO 크리스토프 푸케(Christophe Fouquet)는 여전히 AI가 회사의 성장 중심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통적 소비자 제품군에 쓰이는 레거시 칩 수요 부진으로 인해 반도체 고객사들의 투자는 신중해졌습니다.

 

이러한 보수적 태도는 ASML이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300억~350억 유로로 낮춘 배경이기도 합니다. 다만, 2030년까지는 440억 ~600억 유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습니다.

 

ASML의 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AI는 여전히 반도체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성장 동력"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특히 고성능 AI 반도체 생산을 위한 투자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엔비디아(Nvidia)와 같은 기업들이 수요를 견인하며 AI 분야에 대한 기대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번 분기 수치는 그런 기대와는 대조적입니다. 일부 반도체 고객사들은 경기 둔화와 기존 레거시 칩(스마트폰, 자동차, 노트북용 등)의 수요 부진으로 인해 투자 결정을 미루거나 보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나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고객사들은 재고를 줄이고 현금 흐름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모습입니다.

 

또한, ASML은 2026년부터 분기별 수주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분기별 수주 지표가 실질적인 사업 흐름을 왜곡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향후 시장과 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주문 수치를 넘어서, 보다 장기적인 기술 투자와 수요 전망에 초점을 맞춰야 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 트럼프 관세의 재등장… 산업 전반에 ‘불확실성’ 확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복귀 가능성이 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일부 스마트폰, 메모리칩, 컴퓨터 제품은 이번 관세에서 면제되었지만, 향후 반도체 장비나 부품까지 대상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ASML CFO 로저 다센(Roger Dassen)은 "미국 수입 장비에 대한 관세뿐 아니라, 제3국이 미국산 장비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며 전방위 리스크 대응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SML의 실적 발표가 나온 같은 시기, 미국에서 다시금 보호무역주의 조짐이 보이면서 반도체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워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와 함께 관세 강화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자,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스마트폰, 컴퓨터, 메모리칩 등 일부 기술 제품은 이번에 면세 혜택을 받았지만, 상무장관 하워드 루트닉은 “향후 몇 달 내에 반도체 관련 장비 및 부품에 별도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ASML은 현재 미국 내 일부 장비 조립과 부품 생산도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장비 수입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제3국에서 미국산 장비에 대해 보복성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이중 리스크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대해 CFO 로저 다센은 “우리는 생태계 전반과 함께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현재로선 재무적으로 직접적인 충격은 제한적이지만,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술 공급망이 국경을 넘나드는 이 시대에, 불확실성은 단순한 통계 이상의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실적은 ‘견조’… 하지만 향후 전망은 다소 보수적

이번 1분기 실적은 매출 77억 4천만 유로, 순이익 23억 6천만 유로로 집계되었습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하며 시장 기대를 웃돌았습니다. 특히 54%에 달하는 높은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기술 경쟁력을 재확인시켰습니다.

 

그러나 2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72억~77억 유로, 마진 50%~53%로 제시되어, 관세 및 글로벌 수요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모습입니다.

 

ASML은 이번 분기에도 꽤 탄탄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77억 4천만 유로로 전년 동기(52억 9천만 유로) 대비 약 46%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3억 6천만 유로로 시장 전망을 상회했습니다. 특히 매출총이익률(Gross Margin)은 54%에 달하며, 이는 ASML의 첨단 기술력이 여전히 업계에서 강력한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점은 2분기 가이던스가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입니다. 매출 전망은 72억~77억 유로, 매출 총이익률은 50~53% 로 제시되었는데, 이는 평소보다 폭이 넓은 수치입니다. 회사 측은 이례적으로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예측 범위를 넓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5년 전체 매출 가이던스는 300억~350억 유로로 유지하고 있지만, CEO 푸케는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면 상단 달성도 가능하다"고 말하면서도, "일부 고객사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하단에 그칠 수도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실적은 좋지만, 반도체 장비 시장의 미래 수요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도 '확신보다는 유보적 시각'을 갖고 있음을 반영하는 대목입니다.

 

 


📌 결론: AI가 이끄는 성장 속, 정치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

ASML은 여전히 AI라는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갖고 있지만, 레거시 수요 부진과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 가능성이 회복 속도를 더디게 만들고 있습니다. 회사는 생태계 전반과 협력해 리스크 최소화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지만,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여전히 ‘정치적 변수’라는 이름의 불확실성과 싸우고 있습니다.

 

향후 AI 수요가 얼마나 강하게 유지될지, 그리고 정책 환경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될지가 ASML뿐 아니라 반도체 산업 전반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ASML은 여전히 AI 중심 반도체 수요 확대라는 긍정적 기류에 올라타 있는 기업입니다. 매출과 수익, 기술 경쟁력 모두에서 업계를 선도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60억 유로에 가까운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고객사의 투자 지연, 레거시 수요 정체, 관세 이슈에 따른 불확실성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복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장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ASML이 선택한 전략은 ‘신중하지만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입니다. 생태계 전반과의 협업을 통해 관세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AI 수요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고객사의 회복 신호를 기다리는 전략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적인 방향입니다.

 

기술은 확신을 주지만, 시장은 유연함을 요구합니다.


AI와 반도체가 만드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 이어지는 한, ASML은 다시 반등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미래는 ‘예정된 상승 곡선’이 아닌, 조심스러운 발걸음의 연속이 될 것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