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급부상, 예측 불가능한 경제 변화,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비즈니스를 이끌어가는 것은 마치 안개 속을 항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시대에 리더들은 무엇을 보고 있으며,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요?
전 세계 148개국, 4,646명의 글로벌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 '제28차 PwC 연례 글로벌 CEO 서베이'는 바로 그들의 머릿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전망을 넘어, 실제 성과와 현실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의 목표는 보고서의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우리가 비즈니스에 대해 흔히 가졌던 통념을 깨뜨리는, 가장 놀랍고 반직관적인 4가지 진실을 명확하게 분석하는 것입니다.

1. AI는 일자리를 없애지 않았다, 오히려 늘렸다
생성형 AI가 수많은 일자리를 자동화하고 대규모 해고를 불러올 것이라는 불안감은 기술 도입 초기부터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많은 이들이 AI를 인력을 대체하는 기술로 인식하며 고용 시장의 미래를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서베이 결과는 정반대의 현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글로벌 CEO들은 생성형 AI 도입 후 직원 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13%에 불과했지만, '실제' 직원 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그보다 높은 17%에 달했습니다. 이는 AI가 일자리를 없애기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인력 확대를 이끌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입니다.
AI는 단순한 대체 도구가 아닙니다. AI 도입은 조직의 업무 방식을 재편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능하게 하며, 이전에는 없던 직무 수요를 만들어냅니다. 즉, AI는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변형'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생성형 AI가 인력을 감축하기보다는, 오히려 업무 재편과 신규 수요 창출을 통해 인력 규모의 확대를 동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AI=수익' 공식은 환상이었다: 기대와 현실의 엄청난 격차
생성형 AI를 도입하기만 하면 수익성과 매출이 극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는 기대는 시장의 가장 큰 화두였습니다. 많은 기업이 AI를 즉각적인 재무 성과로 이어지는 '마법의 열쇠'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이번 서베이는 그 기대와 현실 사이에 엄청난 격차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었습니다.
• 수익성: 글로벌 CEO의 46%가 수익성 증가를 기대했지만, 단 34%만이 실제로 성과를 경험했습니다.
• 매출: 41%가 매출 증가를 기대했지만, 실제 성과를 본 CEO는 32%에 그쳤습니다.
이 격차는 한국에서 특히 충격적인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CEO들은 수익성 증가에 대해 42%라는 높은 기대치를 보였지만, 실제 성과를 거뒀다고 응답한 비율은 고작 6%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실망스러운 결과는 단순히 기술 도입의 문제를 넘어,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혁신 실행력의 부재와 깊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생성형 AI가 직접적인 수익 창출 도구가 아닌 '간접적 기여자'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AI의 진정한 가치는 단기적인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의사결정의 질적 개선에서 나옵니다. 따라서 리더들은 즉각적인 매출 증대보다 '운영 효율성', '의사결정 속도', '직원 생산성'과 같은 중간 지표 개선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러한 선행 지표들이 미래의 재무적 성과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3. 세계 경제는 낙관, 우리 회사는 비관: CEO들의 기묘한 온도 차
글로벌 CEO들의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이었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58%가 향후 1년간 세계 경제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역설이 발견됩니다. 세계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던 바로 그 CEO들 중 상당수가 자국 경제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입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독일이었습니다. 독일 CEO의 72%가 세계 경제 성장을 낙관했지만, 독일 경제 성장을 낙관한 비율은 16%에 불과했습니다. 무려 56%포인트의 엄청난 인식 차이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한국 CEO들은 세계 경제에 대해 49%가 낙관한 반면, 국내 경제에 대해서는 38%만이 긍정적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온도 차'는 CEO들이 추상적인 글로벌 트렌드보다 자국 내의 구조적이고 실질적인 리스크(정책 불확실성, 내수 침체, 고금리 등)를 훨씬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계 경제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당장 발 딛고 있는 자국 시장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겨낼 만큼의 확신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4. 모두가 '혁신'을 외칠 때, 한국은 조용했다
보고서는 오늘날의 경영 환경에서 혁신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전제 조건"이라고 단언합니다. 변화의 속도가 예측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시대에, 혁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보고서가 보여준 한국 기업의 현실은 냉혹합니다. 지난 5년간 한국 CEO들이 추진한 혁신 활동은 글로벌 평균에 크게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신제품 및 신규 서비스 개발: 한국 26% (글로벌 평균 38%)
• 타 조직과 협력: 한국 8% (글로벌 평균 26%)
• 새로운 가격 모델 구현: 한국 8% (글로벌 평균 24%)
앞서 살펴본 생성형 AI 도입 후 수익성 증가율이 6%에 그쳤던 충격적인 결과는 바로 이 지점에서 설명됩니다. 혁신 활동의 부진은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가졌음에도 이를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냅니다. 이 데이터는 단순한 성적표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실행 근육'을 어떤 기업들이 키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직접적인 지표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 보내는 매우 중요한 경고 신호입니다.



Conclusion: 기대가 아닌 실행으로 증명할 때
4,646명 글로벌 리더들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AI의 진정한 영향력은 단순 자동화나 즉각적인 수익 창출이 아닌,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재편에 있다는 것. 그리고 혁신은 전략 보고서가 아닌 과감한 실행으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리더들의 통찰은 우리의 낡은 가정을 흔들고 있습니다. 진짜 질문은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아니라, 그 미래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를 얼마나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가입니다.
지금 당신의 조직이 가장 먼저 깨뜨려야 할 낡은 가정은 무엇입니까?
"기술은 성과로, 기대는 실행으로, 판단은 구조로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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