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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의 4차 발사 준비와 '0.1mm 오차와의 전쟁'

by Heedong-Kim 2024. 11. 29.

2024년 11월, 누리호 4차 발사가 예정되어 있다. 한국형 발사체로 자립 우주 발사 능력을 입증한 누리호는 현재 4차 발사를 위한 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1단 산화제 탱크는 이미 제작이 완료되어 나로우주센터로 운송되었으며, 5차 발사를 위한 1단 탱크 제작 작업이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종포공장에서 진행 중이다.

 

누리호는 3단 발사체로 구성되며, 1단은 전체 길이 47.2m 중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구성 요소다. 10m에 달하는 산화제 탱크는 발사 성공 여부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과거 1차 발사 실패와 2차 발사 연기 역시 이 핵심 부품의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 때문이었다.

 

누리호는 한국이 자체 개발한 우주 발사체로, 독자적인 우주 발사 능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한국 우주 산업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첫 발사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누리호는 기술적 도전과 함께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한국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누리호의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발사체 개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발사체는 한국의 우주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민간 주도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는 출발점이다.

 

특히 4차 발사를 앞둔 현재, 누리호는 세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극도의 정밀성을 요구하는 부품 제작 과정에서의 도전, 둘째, 2년 반이라는 발사 간극으로 인한 숙련도 유지의 문제, 셋째, 민간 주도 체계로의 전환을 통한 산업 생태계의 변화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과제와 해결책을 중심으로 누리호가 직면한 도전과 의미를 심도 있게 살펴보고자 한다.

 

 


'0.1mm 오차와의 전쟁'

발사체 성공의 관건은 극도로 정밀한 제작 기술에 있다. KAI와 두원중공업의 전문가들은 제작 과정에서 0.1mm의 오차를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화제 및 연료탱크는 발사체 성능의 약 80%를 차지하며, 가벼운 동시에 강력한 구조적 내구성을 요구받는다. 이를 위해 탱크 두께와 길이, 휘어짐 등 모든 기준은 최적화된 성능을 내기 위해 엄격히 관리된다.

 

특히 돔 형태의 탱크 덮개 제작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한다. 특수 알루미늄을 스피닝 장비로 얇게 펴서 제작하며, 두께는 2~6mm로 정밀하게 조정된다. 알루미늄은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여 용접 과정에서 기포나 균열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결함이 발견되면 수개월 간의 노력을 기울인 구조물도 과감히 폐기된다. 이는 작은 결함도 발사 실패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0.1mm 오차와의 전쟁'이다. 발사체의 핵심 구성 요소인 추진제 탱크는 누리호 전체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며, 발사 성능과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추진제 탱크는 산화제 탱크와 연료탱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은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내부 압력과 다양한 외부 힘(관성력, 공력 등)을 견뎌야 한다. 따라서 경량화와 구조적 내구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까다로운 제작 조건이 요구된다.

극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제작 공정

누리호 제작 현장에서 KAI와 두원중공업의 전문가들은 추진제 탱크 제작 시 두께, 길이, 휘어짐 등 모든 측면에서 '0.1mm 이하의 오차'를 유지하기 위해 철저한 공정을 진행하고 있다. 탱크의 각 부위는 위치에 따라 요구되는 두께와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정밀한 설계와 제작이 필수적이다. 특히 돔 형태의 덮개는 제작 난이도가 가장 높은 부분 중 하나로, 특수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여 얇고 균일하게 제작된다.

 

스피닝 장비를 이용해 알루미늄을 돔 모양으로 펴는 과정에서는 두께를 2~6mm 사이에서 미세하게 조정해야 한다. 이때 발생하는 미세한 오차도 발사 성공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술자들은 반복적인 테스트와 측정을 통해 오차를 최소화하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와 용접의 어려움

알루미늄은 강도와 경량화의 측면에서 이상적인 재료지만, 제작 과정에서 온도 변화와 습도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용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포나 균열은 제작의 가장 큰 난관 중 하나다. 기포가 생기면 내부 압력을 견디는 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균열은 발사 과정에서 구조적 결함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엄격한 품질 관리를 통해 결함을 검사하고, 결함이 발견된 부품은 과감히 폐기하고 다시 제작한다.

결함 발생 시, 과감한 폐기와 반복 제작

현장에서는 사소해 보이는 결함도 발사체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있는 부품은 수개월 동안 제작된 구조물이라도 미련 없이 폐기한다. 실제로 기포나 미세 균열 같은 결함은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초음파 검사 등 첨단 장비를 활용해 철저히 점검한다. 이 과정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만, 발사 성공을 위한 불가피한 절차로 여겨진다.

발사 성공을 위한 완벽한 균형

누리호 추진제 탱크 제작의 목표는 단순히 부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설계된 발사체가 실제 발사 환경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따라서 무게를 줄이는 동시에 구조적 강도를 극대화하고, 제작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한 오차를 철저히 통제하는 노력이 발사체 성공의 열쇠가 되고 있다.

 


2년 반의 발사 간극과 숙련도 유지의 과제

3차 발사 이후 4차 발사까지 2년 반이라는 긴 간격은 제작 숙련도를 유지하는 데 큰 도전 과제로 작용하고 있다. 발사체 성공을 위해서는 반복 제작으로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발사 간극이 길어지며 제작 과정에서 결함이 빈번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품 납품 일정도 연기되었으며, 탱크 제작 기간 단축을 위한 지속적 수요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페이스X와 같은 선진 기업이 발사체 공장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김정현 KAI 우주생산팀 부장은 "현재 1단 추진제 탱크 하나 제작에 1년 반이 걸리지만, 발사 수요가 이어질 경우 8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사 간극이 미치는 영향

발사체의 신뢰도와 안정성은 반복적인 제작과 발사를 통해 확보된다. 하지만 2년 반이라는 긴 발사 간격은 제작팀이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기에 불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누리호 제작에 참여하는 KAI와 두원중공업 전문가들은 이 기간 동안 생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기술적 숙련도 저하와 품질 관리의 어려움을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제작 현장에서는 이전 발사보다 결함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탱크를 비롯한 주요 부품 제작 과정에서 불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수개월 동안 공들인 구조물을 폐기하거나 보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결함은 4차 발사 준비 일정에도 영향을 미쳐, 부품 납품 시기가 당초 2024년 9월에서 12월로 연기되었다.

숙련도 유지를 위한 지속적 제작의 필요성

발사체 제작의 숙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생산 활동이 필수적이다. 이는 반복적인 제작 과정을 통해 인력의 기술적 역량이 강화되고, 생산 공정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와 같은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발사체 공장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반복 생산과 발사를 통해 결함을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기술력을 유지하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KAI의 김정현 우주생산팀 부장은 "현재 1단 추진제 탱크 하나를 제작하는 데 약 1년 반이 걸리지만, 발사 수요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제작 기간을 8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속적인 제작이 생산 효율성과 품질 개선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효율적인 생산 체계 구축의 필요성

발사 간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발사 주기를 조정하는 것뿐 아니라, 생산 체계를 효율화하고 일정한 수요를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발사체의 수요를 인공위성 발사나 상업용 우주발사 시장으로 확대하면 지속적인 제작 활동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자동화 기술과 AI 기반의 공정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면 제작 공정을 보다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민간 주도의 발사체 제작과 숙련도 관리

특히, 누리호 제작과 발사 업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전되면서 민간 주도의 안정적인 제작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한화는 항우연과의 협력을 통해 제작 노하우를 확보하고, 이를 민간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민간 주도의 제작 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 발사 간극으로 인한 숙련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민간 주도 시대를 향한 변화

4차 발사부터는 눈에 띄는 변화도 시작되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이 주도하던 제작 및 발사 업무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되어 민간이 주도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있다. 한화는 부품 제작과 자료 관리, 제작 회의 등을 항우연과 협력하며, 완전 민간 주도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는 향후 지속 가능한 발사체 개발 체계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과 민간 주도의 시작

4차 발사부터는 항우연의 기술과 경험을 민간 기업으로 이전하기 위한 과정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체계종합기업으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에어로)는 앞으로 누리호의 제작과 발사 전 과정을 책임지며, 6차 발사까지 민간 주도의 체계를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화에어로는 두원중공업의 사천공장에 상주 직원을 배치하고, 항우연과 긴밀히 협력하며 부품 제작 및 발사체 조립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항우연은 현재까지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 자료를 한화에어로에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독립적으로 발사체를 제작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으로 제작 회의를 진행하며 설계와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민간 주도 체계 전환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다.

 

민간 주도 체계로의 전환이 가져올 변화

민간 주도로의 전환은 발사체 제작 및 운영에서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1. 효율성 향상
    민간 기업은 경영 효율성과 생산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발사체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는 생산 자동화 및 공정 관리 기술을 도입해 제작 공정의 정밀도와 생산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2.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발사체 제작이 민간 주도로 이루어지면, 부품 공급 업체 및 관련 산업 전반에 걸쳐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협력해 부품을 조달하거나 생산 공정을 분산시킴으로써 국내 우주산업 생태계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다.
  3. 상업 우주 시장 진출
    민간 기업은 상업적 관점에서 우주 발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소형 위성 발사나 상업용 우주탐사와 같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 우주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

전환 과정에서의 도전 과제

민간 주도로의 전환이 성공하려면 여러 가지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1. 기술 이전의 안정성 확보
    항우연의 고급 기술과 노하우가 한화에어로로 원활히 이전되는 것이 핵심 과제다. 발사체 개발은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로, 기술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
  2. 신뢰성과 품질 관리
    민간 주도로 제작된 발사체의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제작 과정에서의 엄격한 품질 관리와 테스트 절차가 필요하다. 초기에는 항우연과의 협력을 통해 제작 품질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경제적 지속 가능성
    발사체 제작 및 발사를 민간 기업이 책임지게 되면서, 이를 위한 안정적인 시장 수요와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지속적인 발사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업용 발사체 시장으로의 진출과 다양한 국내외 파트너십이 필요하다.

미래를 향한 민간 주도의 비전

누리호 6차 발사까지 모든 제작 및 발사 절차가 민간 주도로 이루어진다면, 한국은 우주 발사체 개발과 운용에 있어 독자적인 민간 주도 체계를 완성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기술의 이전을 넘어, 한국 우주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자립적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한국이 국제 우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하며, 상업적 발사체 시장과 우주 탐사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간 주도의 우주 개발은 한국 우주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결론: 우주 강국으로 향하는 길, 누리호의 비전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단순히 기술의 발전을 넘어 한국 우주 산업의 자립과 국제적 경쟁력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0.1mm의 정밀성을 추구하는 제작 과정부터 민간 주도의 발사체 시대를 준비하는 노력까지, 누리호는 한국 우주 개발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담고 있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 4차 발사의 성공은 향후 5차, 6차 발사를 넘어 한국의 우주 강국 도약에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누리호는 단순히 기술적 성공을 넘어, 한국 우주 산업이 자립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0.1mm 오차와의 전쟁'**에서 보여준 제작 기술의 정밀성, 2년 반의 발사 간극이라는 도전 속에서도 숙련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결합되어, 누리호는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다. 또한, 민간 주도 체계로의 전환은 우주 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한국의 우주 개발 역량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

 

앞으로도 반복 발사와 민간 기업의 참여를 통해 기술력과 신뢰도를 강화한다면, 누리호는 한국을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리는 주요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도전과 노력이 결실을 맺는다면, 한국은 독자적인 우주 발사체 개발은 물론 상업용 발사 시장에서도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누리호의 여정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한국 우주 산업의 미래를 개척하는 중요한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