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분야의 커리어는 엄청난 기대와 기회, 그리고 동시에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AI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복잡성이 7개월마다 두 배씩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기술의 발전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이러한 격변의 시기에 기술 전문가로서 어떤 길을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 글은 최근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진행된 앤드류 응(Andrew Ng)과 로렌스 모로니(Lawrence Moroni)의 AI 커리어 강연에서 가장 중요하고, 때로는 직관에 반하는 핵심 인사이트를 분석하고 정리하기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고, 실제로 여러분의 경력에 도움이 될 명확하고 실행 가능한 조언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엔지니어링이 빨라질수록, 진짜 병목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된다
앤드류 응 교수는 AI 시대의 개발 환경에서 나타나는 흥미로운 현상으로 '제품 관리 병목(Product Management Bottleneck)' 현상을 지적했습니다. AI 코딩 도구들이 명확한 사양(spec)만 있다면 코드를 생성하는 속도를 극적으로 높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AI 코딩 작업의 복잡성은 70일마다 두 배씩 증가하고 있으며, 응 교수 자신도 3~6개월마다 가장 선호하는 코딩 도구가 바뀔 정도라고 합니다. 이는 개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습니다.
전통적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의 병목은 엔지니어링, 즉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코드를 작성하는 과정 자체가 훨씬 저렴하고 빨라지면서, 병목 현상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결정하고 명확한 사양을 작성하는 제품 관리(PM) 단계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명확하게 작성된 소프트웨어 사양에서 코드를 얻는 것이 갈수록 쉬워지면서, 병목 현상은 점점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거나, 실제로 원하는 바를 명확한 사양으로 작성하는 데서 발생하게 됩니다." - 앤드류 응 (Andrew Ng)
이러한 변화는 실리콘밸리의 팀 구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엔지니어와 PM의 비율이 7:1 또는 8:1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1, 심지어 1:1 비율을 제안하는 팀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단순히 코드를 잘 짜는 엔지니어를 넘어, 직접 사용자와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 '제품을 구체화(shape product)'할 수 있는 엔지니어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가장 높은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응 교수는 과거 엔지니어들에게 PM의 역할을 강요하며 부담을 줬던 것을 실수였다고 회고하면서도, 이제는 엔지니어가 제품의 방향을 주도할 때 그 누구보다 빠른 실행 속도를 가질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결국 AI가 '어떻게'를 해결해 줄수록, '무엇을'과 '왜'를 정의하는 능력이 개인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2. 회사의 '이름값'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다
앤드류 응과 로렌스 모로니 두 사람 모두 커리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예측 변수로 '주변 사람들'을 꼽았습니다. 회사의 로고나 브랜드 명성보다 여러분이 매일 함께 일하며 배우게 될 동료들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앤드류 응은 과거 한 스탠퍼드 학생의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그 학생은 '가장 핫한 AI 브랜드'를 가진 회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았지만, 회사는 어떤 팀에 배치될지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그는 좋은 회사라는 명성을 믿고 입사했지만, 결국 배치된 곳은 백엔드 자바 결제 시스템 팀이었습니다. AI 프로젝트를 기대했던 그는 큰 좌절감을 느끼고 1년 만에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의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때로는 회사 로고가 조금 덜 알려졌더라도 정말 훌륭하고, 열심히 일하며, 지식이 풍부하고 똑똑한 사람들로 구성된 팀을 찾는 것이 훨씬 더 빠르게 배우고 경력을 발전시키는 길입니다." - 앤드류 응 (Andrew Ng)
이 교훈은 로렌스 모로니의 관점에서도 강화됩니다. 그는 면접이 단지 여러분이 회사를 평가하는 과정이 아니라, 회사 역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으로서 여러분을 평가하는 양방향의 과정임을 강조합니다. 결국 우리는 회사의 로고가 아닌,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동료들로부터 배우고 성장하기 때문입니다. 인재의 이동이 잦고 기술이 급변하는 산업에서, 당신의 가장 가까운 팀은 정적인 기업 브랜드보다 훨씬 더 중요한 당신의 핵심 학습 엔진이자 자산이 됩니다.


3. 면접의 함정: 왜 '10배 엔지니어'가 300번 넘게 거절당했을까?
로렌스 모로니는 자신이 멘토링했던 한 유능한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그는 뛰어난 교육 배경과 경험을 갖춘 '초엘리트 코더'였지만, 300개가 넘는 회사에 지원하고도 계속해서 최종 면접에서 탈락했습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최고의 기술 기업들과 심층적인 면접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늘 같았습니다.
놀랍게도 실패의 원인은 그가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마라", "줏대를 가져라"와 같은 흔한 면접 조언을 잘못 해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이나 코너 케이스 질문에 대해, 그는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을 넘어 적대적이고 함께 일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비춰졌습니다.
면접관의 시각은 명확했습니다. 로렌스 모로니가 전한 바에 따르면, 면접관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지원자는 소위 말하는 '10배 엔지니어'가 맞지만, 저런 태도라면 절대 우리 팀에 들이고 싶지 않다."
로렌스는 그에게 단호하되 협력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코칭했습니다. 접근 방식을 수정한 후, 그는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구했을 뿐만 아니라 이전 직장보다 두 배나 높은 연봉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1번 항목에서 앤드류 응이 강조한 '제품을 구체화하는 엔지니어'의 가치와도 직결됩니다. 사용자와 소통하고 공감할 줄 아는 능력은 기술 면접에서 협업 가능성을 보여주는 태도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술적 역량을 증명하는 것만큼이나, 당신이 훌륭한 협업 파트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4. '프롬프트 코딩'의 이면: 기술 부채를 경계하라
로렌스 모로니는 AI를 통해 코드를 생성하는 것을 유머러스하게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라고 부르며, 이렇게 생성된 코드를 평가하는 강력한 프레임워크로 '기술 부채(technical debt)' 개념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기술 부채를 금융 부채에 비유하여 설명했습니다.
• 좋은 부채: 주택 담보 대출과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비용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현명한 투자입니다.
• 나쁜 부채: 고금리 신용카드로 충동구매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제공하는 가치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치르게 됩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좋은 기술 부채'의 특징은 명확한 목표 달성, 비즈니스 가치 제공, 그리고 코드가 다른 팀원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구조화되고 문서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반면, 다음과 같은 '나쁜 기술 부채'는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 문제보다 해결책을 먼저 찾는 경우 (A solution looking for a problem): 특정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억지로 문제를 만들어내는 경우입니다.
• 스파게티 코드 (Spaghetti code): 구조 없이 마구잡이로 작성되어 수정과 유지보수가 거의 불가능한 코드입니다.
• 실력보다 직급으로 밀어붙인 코드 (Authority over merit): 기술적 장점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이 원해서 만들어지고 유지보수 부담을 팀에 떠넘기는 경우입니다.
AI 덕분에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가 그 어느 때보다 저렴하고 빨라진 지금, 당신이 어떤 '품질'의 결과물을 만들고 어떤 부채를 떠안는지가 경력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 될 것입니다.




5. AI의 미래는 두 갈래로 나뉜다: '거대 AI'와 '소형 AI'
로렌스 모로니는 향후 5년 동안 AI 산업이 두 갈래로 뚜렷하게 나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 첫 번째 갈래: "거대 AI (Big AI)" 이는 제미나이(Gemini), GPT와 같이 거대 기업들이 호스팅하는 초거대 모델의 지속적인 발전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범용 인공지능(AGI)을 목표로 계속해서 규모를 키워나갈 것입니다.
• 두 번째 갈래: "소형 AI (Small AI)" 이는 자체적으로 호스팅 가능한 소규모 오픈 웨이트(open-weight) 모델의 폭발적인 증가를 의미합니다. 모로니는 이 분야가 현재는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엄청난 기회를 가진 시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필연적인 이유에 대해 모로니는 강력한 근거를 제시합니다. "오늘날의 70억(7B) 파라미터 모델은 어제의 500억(50B) 파라미터 모델만큼 똑똑합니다... 1년 후의 7B 모델은 어제의 3000억(300B) 모델만큼 똑똑해질 것입니다."
그는 소형 AI의 가치를 설명하기 위해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구체적인 예로 들었습니다. 스튜디오는 지적 재산(IP) 보호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시나리오나 영화 데이터를 GPT와 같은 제3자 서비스에 절대 업로드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체 호스팅이 가능한 소형 모델을 활용하면 개인 정보 유출 위험 없이 "어떤 영화가 흥행하는가?"와 같은 강력한 분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법률, 의료와 같이 개인 정보에 민감한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트렌드는 현대 개발자에게 새로운 핵심 기술을 요구합니다. 바로 소규모 모델을 특정 목적에 맞게 **미세 조정(fine-tuning)**하는 능력입니다.


결론
스탠퍼드 강연이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앤드류 응과 로렌스 모로니 모두 '일단 만들어보라(just go and build stuff)'는 실행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AI 시대의 성공은 (점점 더 쉬워지고 있는) 순수한 기술 실행 능력보다는 전략적 사고, 협업 능력, 그리고 비즈니스에 대한 깊은 이해에 달려 있다는 것입니다.
AI가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점점 더 능숙하게 해결해 주는 시대, 당신의 경력을 관통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제 이것입니다: "진정으로 만들 가치가 있는 것은 무엇이며, 그것을 누구와 함께 만들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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