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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의 사과와 통찰: 양자컴퓨터는 정말 컴퓨터일까?

by Heedong-Kim 2025. 3. 21.

물리학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이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수많은 논란과 도전이 따릅니다. 최근 열린 Nvidia GTC 2025 행사에서 젠슨 황 CEO는 바로 이런 기술 중 하나인 ‘양자컴퓨팅’에 대해 뜻밖의 사과를 전하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 1월, 그는 양자컴퓨팅 기술이 “15년에서 30년은 지나야 실용적으로 쓸모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고, 이 발언은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들의 주가 폭락을 불러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서 그는 직접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며 기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2025년 3월, Nvidia의 연례 개발자 행사인 GTC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Nvidia의 CEO 젠슨 황(Jensen Huang)이 공개적으로 “내가 틀렸다”고 말하며, 불과 몇 달 전 자신이 했던 양자컴퓨팅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번복한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사과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그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양자컴퓨팅 기업들의 주가에 미친 영향을 인지했으며, 그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기술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하는 장을 열었습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이 사과가 기술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양자컴퓨터는 정말로 ‘컴퓨터’인가? 아니면 과학적 발견을 위한 ‘도구’로 재정의되어야 할까? 젠슨 황은 이번 기회를 통해 단순히 기술의 유효성에 대한 논쟁을 넘어서,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어떤 언어로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젠슨 황의 이례적인 사과와 통찰을 통해, 양자컴퓨팅 기술이 처한 현실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의 발언을 중심으로 기술의 정체성, 산업 브랜딩, 그리고 기존 컴퓨팅과의 관계성까지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젠슨 황의 이례적 사과: “내가 틀렸다”

“나는 틀렸다.”


이처럼 명쾌한 표현으로 젠슨 황은 자신의 과거 발언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그는 1월 당시의 발언이 수십 년 간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 온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자신이 상정했던 시간적 프레임이 다소 긴 편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황은 “이건 역사상 최초의 사건입니다. 상장 기업의 CEO가 패널을 초대해, 자신이 왜 틀렸는지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한 건 처음일 겁니다.”라며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PsiQuantum, D-Wave, IonQ 등 양자 분야의 주요 기업들이 참여한 패널에서는 각자의 기술적 접근 방식과 함께, 양자컴퓨터가 마주한 ‘오류 수정’ 문제 해결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지난 1월, 젠슨 황 Nvidia CEO는 “양자컴퓨팅은 향후 15년에서 30년간 실용적인 가치를 갖기 어렵다”는 발언을 통해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특히 이 발언은 양자컴퓨팅 관련 상장 기업들의 주가에 직격탄을 날렸고, 일부 기업은 40% 이상의 급락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시간이 흐른 뒤, 3월 Nvidia GTC 2025 행사에서 황 CEO는 본인의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공개 사과하며, 자신의 판단이 다소 성급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내가 틀렸다(I was wrong)”는 명확한 표현으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으며, 이 발언은 청중과 패널 모두에게 놀라움과 존경을 동시에 안겨주었습니다. 그는 당시 발언이 수십 년에 걸쳐 컴퓨팅 플랫폼을 구축해온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며, 개발 주기에 대한 개인적인 감각을 반영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황 CEO의 겸손한 태도입니다. 그는 직접 양자컴퓨팅 기업들을 초청해 “왜 내가 틀렸는지를 설명해달라”고 요청하며, 기술 분야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열린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PsiQuantum, D-Wave, IonQ 등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적 접근법과 비전, 그리고 왜 양자컴퓨팅이 지금 이 순간에도 의미 있는 연구와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젠슨 황의 사과는 단순한 발언 번복을 넘어, 기술 발전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커뮤니티에 대한 존중이 담긴 제스처였습니다. 그는 단순히 "잘못했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잘못을 통해 업계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이는 기술 리더로서 그가 얼마나 깊은 통찰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양자컴퓨터인가, 양자 도구인가?

하지만 단순한 사과에 그치지 않고, 황은 양자컴퓨팅의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도 던졌습니다. 그는 “양자컴퓨터는 잘못된 방식으로 브랜딩된 것일 수도 있다”며, 오히려 ‘양자 도구(Quantum Instrument)’로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메모리, 네트워크, 저장 장치, 읽고 쓰는 기능, 프로그래밍 모델 등 명확한 틀 안에서 이해됩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는 전통적인 컴퓨터와는 완전히 다른 원리로 작동하는데, 이를 ‘컴퓨터’로 규정하면서 불필요한 기대가 형성됐고, 오히려 기술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황은 “양자컴퓨터가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더 잘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불필요하고, 불행한 오해입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젠슨 황이 던진 또 하나의 핵심적인 질문은 양자컴퓨팅 기술의 ‘정체성’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양자컴퓨터라는 명칭이 오히려 이 기술에 대한 오해와 과도한 기대를 낳고 있다”고 지적하며, “양자컴퓨터가 아니라 양자 도구(quantum instrument)로 불리는 것이 더 정확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의 주장은 일반 대중과 업계 모두에게 신선한 관점을 제공했습니다. 우리는 ‘컴퓨터’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메모리, 저장 장치,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모델 등의 요소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고전적 컴퓨팅 모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컴퓨터'라는 단어에 담긴 기대치 때문에 양자컴퓨팅 기술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준에 맞춰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황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엑셀 스프레드시트를 더 잘 돌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는 건, 기술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를 낳는 것”이라며, 양자컴퓨팅이 해결하려는 문제는 고전적 컴퓨터의 영역이 아니라 생물학, 물리학, 화학 등 과학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들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황의 이 같은 발언은 기술의 브랜딩과 서사 구조가 산업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Nvidia도 초기에는 ‘병렬 컴퓨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병렬 컴퓨팅이라는 용어가 기존 컴퓨팅을 대체하려는 느낌을 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같은 논리로, 양자 기술도 '컴퓨터'가 아닌 '도구'로서 새로운 역할과 의미를 부여받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D-Wave의 CEO 앨런 바라츠는 “양자컴퓨터가 블록체인, 소재 탐색 등 다양한 분야에 이미 활용되고 있으며, 단순한 과학 장비로 보기에는 그 범위가 너무 넓다”고 반박했습니다. 이러한 의견 차이는 양자컴퓨팅의 미래가 아직 완전히 정의되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다만, 황이 제기한 ‘언어의 힘’과 ‘프레임의 중요성’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의 기술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깊이 고민할 가치가 있습니다.

 

 


기술의 본질을 재정의하다

D-Wave의 CEO 앨런 바라츠는 황의 주장에 대해 “양자컴퓨터를 과학 장비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블록체인이나 소재 탐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황은 “그냥 도우려던 거였어요”라고 농담 섞인 답변을 하며 패널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습니다.

 

황은 또한,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방식으로 함께 작동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Nvidia도 초기에 ‘병렬 컴퓨팅’이라는 용어 대신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술이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는 프레임을 만드는 전략이었습니다.

 

젠슨 황의 발언 중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양자컴퓨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철학적인 관점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히 양자컴퓨터의 기술적 진보나 상업화 가능성만을 논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기술’을 정의하고 해석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황은 양자컴퓨터가 ‘컴퓨터’로 분류되면서 생겨나는 오해가 산업 전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인 컴퓨터는 명확한 형태와 역할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입력을 받아 연산하고, 출력을 만들어내는 구조 속에서 작동합니다. 우리는 컴퓨터라 하면 이러한 고정된 모델을 떠올리며, 새로운 기술도 그 프레임에 맞춰 해석하려 합니다. 하지만 양자컴퓨팅은 그 작동 원리부터가 전통적 컴퓨터와는 전혀 다릅니다.

 

황은 바로 이 지점에서, “양자컴퓨터를 ‘컴퓨터’로 정의한 것이 오히려 기술 발전의 진입장벽이 되고 있다”고 말하며, 이를 ‘양자 도구(Quantum Instrument)’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기술의 본질을 단지 기능이나 성능이 아닌, 그 기술이 사회와 과학에서 수행하는 역할로 다시 정의하자는 제안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발언은 단순한 수사학적 표현을 넘어, 과학기술 커뮤니케이션에서의 언어 선택, 기술 브랜딩 전략, 시장 기대 형성 등의 여러 층위를 건드리는 인사이트였습니다. 황은 단지 제품을 파는 기술자가 아니라, 기술의 철학과 언어를 다루는 전략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셈입니다.

 

 


양자컴퓨팅의 미래는 ‘보완’에 있다

황의 비전은 명확합니다. 양자 기술은 기존 컴퓨터를 능가하거나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학, 화학, 물리학 같은 분야에서 ‘진실(ground truth)’을 발견하게 해주고, 이를 바탕으로 신약 개발이나 신소재 발견 등 실제적인 돌파구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내가 틀렸다는 걸 보여주는 과정이 양자컴퓨팅의 위력을 증명했다면, 그걸로 임무는 완수한 셈입니다.”라는 황의 발언은 기술의 진보를 향한 겸손하고도 열정적인 자세를 엿볼 수 있게 해줍니다.

 

양자컴퓨팅이 기존 컴퓨터를 ‘대체’할 것이라는 생각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환상을 심어주었지만, 이는 현실적인 기술 진화 경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젠슨 황은 바로 이 점을 명확히 하며, 양자컴퓨팅이 궁극적으로는 기존 컴퓨팅을 보완하는 기술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양자컴퓨터가 기존의 디지털 컴퓨터와 경쟁하거나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통해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Nvidia의 자체 기술 전략을 예로 들기도 했습니다. Nvidia는 과거 ‘병렬 컴퓨팅(parallel computing)’이라는 용어가 전통적인 ‘순차 컴퓨팅(sequential computing)’을 밀어내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어, 대신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선택했습니다. 이는 기존 기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함으로써 전체 성능을 극대화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전략적 용어 선택이었습니다.

 

양자컴퓨팅도 마찬가지입니다. 황은 양자기술이 기존 컴퓨팅 환경과 연결되어 작동함으로써, 생명과학, 화학, 재료과학 등에서 기존 컴퓨터가 도달할 수 없었던 **‘절대적인 진실(ground truth)’**에 도달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신약 개발에서 특정 분자의 전자 구조를 정확히 예측하거나, 새로운 소재의 특성을 원자 단위에서 시뮬레이션하는 작업은 양자컴퓨터의 영역입니다. 이는 기존 슈퍼컴퓨터조차도 계산하기 어려운 문제이며, 양자컴퓨팅의 독보적인 강점이 빛을 발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즉, 양자컴퓨팅의 미래는 경쟁이 아니라 협력에 있으며, 전통 컴퓨팅을 더욱 강력하게 만드는 보완재로서 그 가치를 발휘할 것입니다. 황이 말한 대로, “양자 프로세서가 모든 컴퓨터를 더 좋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비전은 단지 기술적 진보를 넘어서, 기존 인프라와의 통합적 발전 전략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양자컴퓨팅의 패러다임 전환, 그리고 진짜 질문

이번 GTC 2025에서 젠슨 황이 보여준 태도는 단순한 CEO의 사과가 아니라, 기술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다시 고민하게 만드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양자컴퓨터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지, 우리는 그 언어와 프레임부터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연 양자컴퓨팅은 ‘컴퓨터’일까요, 아니면 전혀 새로운 ‘도구’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그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디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이제 중요한 건 양자컴퓨터가 ‘언제 유용해질지’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젠슨 황은 이번 GTC 2025에서 단순히 ‘잘못된 예측’을 인정한 것이 아닙니다. 그는 기술 리더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며, 기술의 진로에 대한 열린 토론의 장을 마련했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던졌습니다. **“양자컴퓨터는 정말로 컴퓨터인가, 아니면 전혀 새로운 형태의 도구인가?”**라는 질문은 단지 명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기대하고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비전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또한 그는 양자컴퓨팅을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파괴적 기술’로 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통적인 컴퓨팅 기술을 ‘보완’하고 ‘가속’하는 협력적 파트너로 보는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이 같은 통합적 접근 방식은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 산업 응용에서도 훨씬 더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황의 발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핵심은 기술에 대한 기대치를 재설정하는 용기입니다. 기술은 언제나 진화하지만, 그 진화를 받아들이는 사회의 언어와 태도도 함께 변해야 합니다. 우리가 양자컴퓨팅을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려면, 먼저 그 기술을 어떻게 ‘말하고 설명할 것인지’부터 바꿔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결국, 젠슨 황의 사과는 단지 한 CEO의 후회가 아니라, 기술 산업 전체에 던지는 성찰과 제안이었습니다. 양자컴퓨팅의 진짜 가치는 앞으로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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