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 미국 경제는 단순한 경기 침체 우려를 넘어 전례 없는 복합 위기의 한가운데에 서 있습니다. 이란에 대한 공습과 이스라엘과의 연루, 여기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확실한 관세 정책과 강경 이민 정책까지 겹치면서, 정치적 혼란이 경제 전반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습니다.
단순히 숫자로 드러나는 지표보다 더 위협적인 것은 바로 **'불확실성 자체'**입니다. 투자자, 기업, 소비자 모두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일종의 '집단 보류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소비와 고용 위축으로, 장기적으로는 경기 모멘텀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지금의 미국 경제가 겪고 있는 핵심 리스크를 정리하고, 연준의 딜레마와 유가 변수, 셰일 혁명 이후의 구조적 변화까지 함께 살펴보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주요 흐름과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 전쟁과 관세, 그리고 불안한 경제의 삼각파도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고, 동시에 이스라엘-이란 간 분쟁에 개입하면서 이미 혼란스러운 미국 경제에 또 하나의 '불확실성 변수'가 추가되었습니다. 무역전쟁의 여진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강제추방과 국제 충돌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 심각한 혼란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공격 직후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휴전 합의를 발표했지만, 정책과 외교에서의 일관성 부족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더 흔들고 있습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과 이스라엘-이란 간 전면전 가능성은 단지 군사적 긴장에 그치지 않고, 경제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군사 충돌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 기조 변화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더 큰 파장을 주고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스위치 온/오프'처럼 예측 불가능하게 변동하면서 기업들의 중장기 투자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수입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제조업, 농업, 숙박업 등 다양한 산업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으며, 그 여파로 기업들은 채용을 축소하고 소비자 심리는 위축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민 정책 강화와 대규모 강제 추방 조치가 서비스 산업과 농업 분야의 인력 수급 불안정을 야기하면서, 고용 불확실성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는 업종에서의 인력 부족은 이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고,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는 잠재적인 악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군사적 긴장(전쟁), 무역 마찰(관세), 정책 혼선(이민 및 규제)**이라는 세 가지 불확실성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미국 경제는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모습입니다. 단기적인 지표만으로는 예측이 어려운 가운데, 이러한 복합적인 리스크는 연준(Fed)의 정책 판단에도 큰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 '너무 많은 리스크'… 혼란의 경제, 어디로 향하나?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는 현재 미국 경제를 “만연한 불확실성(pervasive uncertainty)”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했습니다. 스탠포드대 닉 블룸 교수의 불확실성 지수는 최근 수개월 동안 장기 평균의 4배에 달할 정도로 급등했습니다.
그는 “경제와 정치의 모든 영역이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런 불확실성은 기업의 투자와 채용은 물론 소비자의 구매 결정도 위축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현재 ‘복합 리스크’의 소용돌이 속에 놓여 있습니다. RSM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조 브루수엘라스(Joe Brusuelas)는 이를 두고 “지금 미국 경제를 한 마디로 설명하자면 ‘만연한 불확실성(pervasive uncertainty)’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 **"어디로 갈지 몰라 멈춰 서 있는 상태"**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스탠포드대 닉 블룸(Nick Bloom) 교수는 자신이 운영하는 **경제 불확실성 지수(Economic Policy Uncertainty Index)**가 최근 몇 달 사이 장기 평균의 4배 이상 폭등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지수는 정책 뉴스, 기업 발표, 시장 변동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데, 지금처럼 전방위적인 혼란이 발생할 경우 기업은 설비 투자나 고용을 미루게 되고, 소비자 역시 지출을 보류하게 됩니다.
블룸 교수는 “기업이 공장을 새로 짓거나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신뢰가 있을 때 가능한 행동인데, 지금처럼 전쟁, 관세, 정치적 갈등이 얽혀 있으면 그 모든 행동이 멈춰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는 결국 성장 모멘텀 자체를 위협하게 되는 것이죠.
🛢️ 유가 급등은 없었지만… 긴장은 여전
다행히도 현재까지는 중동의 긴장이 유가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폭격 직후 상승했던 유가는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서며 6월 24일 기준 배럴당 68.51달러(-7%)로 마감했습니다. 이란이 아직까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약 유가가 다시 급등한다면, 이는 미국 경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연준의 금리 인하 계획에도 차질을 줄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유가가 10달러 오를 경우 GDP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지고,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도 0.04%포인트 상승하게 됩니다.
이란 공습 이후 시장의 가장 큰 우려는 유가 급등이었습니다. 실제로 이스라엘이 이란을 폭격한 직후 국제 유가는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으면서 시장은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6월 24일 기준으로 7% 하락해 배럴당 68.51달러에 거래되며 충격을 빠르게 흡수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위기가 끝났기 때문’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루트로, 이곳이 봉쇄되거나 군사적 긴장이 격화될 경우 유가는 즉각적으로 급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미국 GDP 성장률은 0.1%p 하락, 연준이 중시하는 PCE(개인소비지출) 물가 지수는 0.04%p 상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도에도 제동을 걸 수 있는 변수이며, 경제 회복 국면에서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게 되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까지 불거질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유가를 올리지 마라. 지켜보고 있다. 적의 손에 놀아나지 말라”고 경고한 것도 이와 같은 민감한 경제 상황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 연준의 고민: 금리를 내릴 것인가, 아닐 것인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연준(Fed)은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19명의 연준 위원들 중 10명은 올해 최소 두 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 반면, 7명은 아예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3월에는 4명이었음).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며 “유가를 올리면 적의 손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여름 동안 관세와 관련한 많은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며,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빠를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재 금리 정책을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기 부양이라는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셈이죠. 더욱이 이란 공습,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글로벌 성장 둔화 등 복합적인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정책 결정의 난이도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19명의 연준 위원 중 10명은 올해 최소 2번의 금리 인하를 지지했지만, 금리 동결 또는 인하 반대 입장을 취한 위원도 7명으로 증가했습니다(3월에는 4명이었음). 이는 연준 내부에서도 경기 전망에 대한 해석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최근 발언에서 명확한 시점을 제시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 경로와 관세 효과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는 “금리 인하는 빠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여름 동안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견디지 못하고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는 연준이 금리를 더 빨리, 더 많이 내리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을 해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정책 독립성 논란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 ‘셰일 혁명’ 이후 미국 경제의 새로운 모습
중동발 불안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1970년대처럼 석유에 취약한 구조는 아닙니다. 셰일 오일 붐 이후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올라섰고, 캐나다, 브라질, 가이아나 등도 주요 산유국으로 부상했습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의 선임연구원 컬렌 헨드릭스는 “세계 석유 공급의 중심이 점점 중동에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중동 정세와 유가 사이의 역사적 연관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970년대 오일 쇼크와 비교하면, 오늘날의 미국 경제는 중동 리스크에 훨씬 더 탄력적인 구조로 진화했습니다. 그 핵심은 바로 지난 15년간의 **‘셰일 혁명(Shale Revolution)’**입니다. 셰일 오일과 가스 생산이 급증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되었고, 중동 석유 의존도는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가 상승하더라도 미국 경제 전체가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구조는 아닙니다. 에너지 수출이 늘어나고, 텍사스나 노스다코타 같은 주요 생산 지역은 오히려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됩니다. 특히, 에너지 기업 투자 확대와 관련 일자리 증가 등은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줍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의 컬렌 헨드릭스(Cullen Hendrix) 연구원은 “글로벌 에너지 생산 중심이 중동에서 북미, 남미로 이동해왔다”고 분석하며, 이는 중동 정세와 유가 간의 전통적인 상관관계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브라질, 캐나다, 가이아나 등도 새롭게 부상하는 산유국으로, 공급망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더해 재생에너지 수요의 꾸준한 증가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는 유가 급등을 억제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과거처럼 중동 리스크 하나만으로 세계 에너지가 휘청이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 결론: 불확실성의 시대, 방심은 금물
이란과의 충돌, 관세 정책, 이민 문제 등 다중 리스크가 중첩된 지금, 미국 경제는 말 그대로 ‘예측 불가능한 영역’에 진입했습니다. 유가 안정과 고용 유지라는 몇 가지 긍정적 신호가 있지만, 이는 매우 불안정한 균형 위에 서 있습니다.
향후 몇 개월 동안의 경제 흐름은 글로벌 정치의 방향, 유가의 변동성, 그리고 연준의 판단력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은 소비자든 기업이든 모두 ‘기다리는 시간’에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다림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은 더 깊어질 수 있다는 점,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의 미국 경제는 마치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와 같습니다.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 충돌할 수 있고, 너무 멈춰서도 흐름이 끊깁니다. 전쟁 리스크, 관세 불확실성, 고용 불안, 유가 변수, 그리고 연준의 방향성 혼란까지—모든 것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퍼펙트 스톰'의 전조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는 1970년대 오일 쇼크 당시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셰일 혁명으로 대표되는 에너지 독립, 다변화된 글로벌 공급망, 높은 기술 기반의 내수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회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회복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치적 안정성과 정책 일관성이 뒤따르느냐는 점입니다.
지금 기업과 개인에게 필요한 것은 과도한 낙관도, 비관도 아닌 사실 기반의 냉정한 분석과 준비된 전략입니다. 글로벌 경제가 정치와 안보 리스크의 변동성에 더 민감해진 시대인 만큼, 앞으로의 대응에는 더 큰 통찰과 민첩성이 요구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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