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이후, 주식시장은 깊은 하락을 겪은 뒤 갑작스러운 반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반등이 지속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이번 주식 반등은 단순한 감정의 되돌림일지, 아니면 더 큰 착각의 시작일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5년 4월 2일, 일명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불린 그날 이후 주식시장은 혼돈의 한복판에서 벗어나는 듯한 반등 흐름을 보였습니다. 당시 발표된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은 시장에 충격을 안겼고, 세계 각국과의 무역 마찰 우려로 인해 S&P 500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일부 관세가 유예되고, 미국과 영국 간 협상이 시작되면서 시장은 단기적으로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마치 폭풍우가 지나간 뒤의 고요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진짜 위험은 끝났을까요? 시장은 지금 여러 가지 **‘희망적인 해석’**에 기대어 반등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위기에선 물러설 것이란 믿음, 감세 정책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 그리고 무역전쟁이 조기에 수습될 것이란 낙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관세 정책의 실질적 영향은 이제 막 시작 단계이며, 중국과의 긴장 상황은 여전히 고조되고 있습니다. 반등한 주가를 정당화하기에는 펀더멘털(기초 체력)도, 정책의 연속성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역, 정책, 투자 심리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이번 반등의 실체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 “10% 관세”를 둘러싼 투자자 심리의 전환
해방의 날 이전, 투자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10% 관세’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발표된 관세는 예상보다 훨씬 컸고, 시장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관세를 유예하면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자, 투자자들은 ‘그래도 10%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주식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협상에서 10% 관세가 최종 합의된 것도 이런 시장 분위기에 불을 지폈습니다. 물론 10%도 무역에는 악재이고, 양국 소비자와 수출입 기업들에게도 부담이지만, 시장은 이를 ‘최악은 피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셈입니다.
투자자들의 심리는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급격히 요동칩니다. 4월 2일,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이전까지는 미국이 추진하던 관세 정책이 다소 제한적일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시장은 10% 정도의 관세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자산 가격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죠.
그러나 정작 발표된 관세는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았습니다. 특히 미국의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 조치는 전방위적인 무역 압박으로 해석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단순한 조정이 아닌 시스템 전반의 붕괴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주요 지수들은 급락했고 안전자산인 금값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반전이 시작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를 유예하고, 영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시장은 다시 심리적 균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미국-영국 간 무역 협상에서 **“관세는 10%로 고정된다”**는 합의가 발표되자, 투자자들은 오히려 안도했습니다. 이는 10%라는 수치가 ‘최악의 경우’가 아닌 ‘차악의 경우’로 재정의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은 “10% 관세가 현실이긴 해도, 더 나쁘진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해석을 채택했고,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섰습니다. 여기에는 트럼프가 '시장 붕괴를 감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판단도 한몫했습니다. 결국 이 반등은 **정책 내용 그 자체보다는, ‘불확실성의 해소’**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심리적 회복은 언제든지 새로운 불확실성에 의해 다시 뒤흔들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불안정한 회복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위기 회피에 대한 ‘신뢰’가 만들어낸 반등
두 번째로 시장을 떠받친 요인은 트럼프의 정책 U턴에 대한 ‘신뢰’입니다. 일시적으로 금융시스템에 균열이 보이자, 트럼프는 즉시 대부분의 ‘상호 관세’를 철회했고, 오직 중국에만 남겨두었습니다. 시장은 이 조치를 보고 ‘트럼프는 위기 직전에 물러선다’는 학습 효과를 갖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그는 연준 의장 경질 가능성 언급도 철회한 바 있어, 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트럼프가 한발 물러날 것이란 기대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금융시장에는 정책 결정자의 행동 패턴을 읽고 그에 따라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 특히 무역과 관련된 갑작스러운 발표와 이후의 철회는 이제 시장 참여자들에게 일종의 ‘학습된 신뢰’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 신뢰는 다름 아닌 **"위기가 오면 트럼프는 물러선다"**는 믿음입니다.
4월 초, '상호 관세'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일괄적인 고율 관세 조치는 시장을 급속도로 위축시켰습니다. 투자자들은 단순한 주가 하락을 넘어, 유동성 위기와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붕괴 가능성까지 우려하게 되었죠. 특히 은행 간 신용 경색 조짐이 보이고, 일부 국채 스프레드가 비정상적으로 벌어지자, 시장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는 예상보다 빠르게 방향을 틀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 대한 관세를 일시 유예하고, 중국만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이러한 신속한 후퇴는 시장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 “트럼프는 주식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러한 인식은 과거 사례들과도 연결됩니다. 연준(Fed) 의장 해임을 시사했던 발언을 철회한 사례, 2018년 말 증시 급락 직후 감세 언급을 꺼냈던 전례 등이 반복되며, 시장은 이제 **“트럼프의 레드라인은 주가”**라고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주가는 단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실질적인 경제 펀더멘털보다 심리 회복이 우선 반영된 셈이죠.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신뢰가 정책 일관성이 아닌, 돌발성과 유턴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든지 새로운 불확실성이 등장하면, 이 신뢰는 다시 무너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동시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 세 번째 기대: 다시 등장한 ‘감세론’
세 번째 반등 요인은 정책 전환에 대한 희망입니다. 트럼프가 더 이상 시장을 싫어하는 무역 및 이민 정책에 집중하지 않고, 대신 기업 친화적인 감세 정책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희망’에 불과합니다. 실제로는 제약, 반도체, 심지어 외국산 영화에도 추가 관세를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기 때문입니다. 백악관이 AI로 만든 '스타워즈'의 시스 군주 이미지와 함께 트윗을 올린 건, 트럼프의 기조가 여전히 ‘전투적’임을 암시하는 사례일지도 모릅니다.
시장은 늘 **“다음엔 어떤 정책이 나올까?”**라는 예측 게임 속에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 반등을 떠받치는 세 번째 기둥은 바로 **‘감세에 대한 기대’**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대규모 감세 정책을 통해 기업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주식시장을 장기 상승 국면으로 진입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그 기억은 아직도 투자자들에게 강렬하게 남아 있으며, 이번 위기 상황 속에서도 트럼프가 다시 그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타협 가능한 카드'로 세금 문제를 언급하면서, 시장은 이를 정책 전환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감세는 직접적인 비용 없이도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준의 금리 인하보다 더 즉각적인 투자 유인이 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확정된 정책이 아닌 **"희망 섞인 전망"**에 불과합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여전히 제약 산업, 반도체 산업, 외국산 콘텐츠에 대한 추가 관세를 고려하고 있으며, 감세보다는 보호무역 강화를 우선시하는 듯한 메시지를 자주 내놓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언젠가는 돌아올 친시장적 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으며, 실현되지 않은 미래를 현재 주가에 반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감세 기대는 실물보다 ‘심리적 유동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셈입니다.
⏳ 희망은 있지만, 현실은 지연되고 있다
설령 이 모든 희망이 맞다 하더라도, 문제는 ‘시간’입니다. 영국과의 협상조차 90일 유예 중 30일을 넘게 소모해 겨우 틀을 잡았을 뿐이며, 영국은 애초에 상호관세 대상국도 아니었습니다.
7월로 예정된 '스냅백 관세'가 발효되면, 50개국 이상이 더 높은 관세에 직면하게 됩니다. 게다가 중국과는 이제 막 빙산을 깬 정도의 회담만 이뤄졌을 뿐입니다. 만약 미중 무역이 수개월간 중단된다면, 이는 미국 소비자와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확실한 뉴스보다 **‘희망적 기대’**가 더 빠르게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이번 반등 역시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진행 속도는 그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미국과 영국 간의 무역 합의입니다. 4월 초 발표된 90일 유예 기간 중 30일 가까운 시간이 지나서야 영국과의 10% 관세 협상이 겨우 윤곽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영국은 애초에 상호 관세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었고, 타격도 상대적으로 적었던 국가였습니다. 그럼에도 협상 속도는 느렸고, 그것이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했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7월에는 '스냅백 관세(snapback tariffs)'가 발효되며, 50개국 이상이 더 높은 관세율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소비자 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입니다.
게다가 최대 리스크는 여전히 **‘중국’**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이제 막 첫 번째 실무 접촉을 마쳤을 뿐, 실질적인 진전은 거의 없습니다. 미국 내 유통업체와 제조업체들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가 본격화될 경우, 공급 차질과 재고 부족, 소비 위축 등 복합적인 리스크에 직면하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지금의 시장 반등은 결과보다 기대에 기반한 흐름이며, 이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기까지의 시간 지연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실망감은 커질 수 있습니다. 희망은 있지만, 정작 시간이 투자자의 적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 금값 상승과 달러 약세가 말해주는 것
한편, 금값은 상승했고,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시장 내부의 ‘두려움’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을 나타냅니다. 해방의 날 이후, S&P500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는 반등했지만, 금 기준으로는 여전히 5% 하락한 상태이며, 2월 고점에 비해 18%나 덜 가치 있는 상황입니다.
투자자들이 진짜 믿고 있는 것은 달러가 아닌 금이며, 불확실성의 그림자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주식시장은 반등했지만, 다른 자산 시장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금값입니다. 최근 금은 달러 기준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 시장 전반의 불신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S&P500 지수가 4월 2일 이후 반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금 기준으로는 여전히 약 5% 하락한 상태입니다. 이는 주식의 실질 가치가 반등한 것이 아니라, 명목상 반등한 것일 수 있다는 경고 신호입니다. 2월 고점과 비교하면, 같은 S&P500 지수로 살 수 있는 금의 양은 무려 18%나 줄어든 상태입니다. 주식은 오른 것 같지만, 실제 자산 가치는 줄어들고 있는 셈입니다.
또한, 달러 약세는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연준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가능성, 그리고 무역전쟁이 야기할 수 있는 글로벌 신뢰 저하와 연결됩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전환과 통화정책의 방향성 부족 속에서, 달러보다는 금 같은 실물 자산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수익 추구가 아닌, 방어적 포지션을 취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보여줍니다. 즉, 현재 주식시장 반등 뒤에는 여전히 “무언가 불안하다”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으며, 이것이 금값과 달러 흐름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것입니다.
🤔 결론: 반등은 ‘합리적’이지만 ‘안심’하긴 이르다
현재의 주가 반등은 해방의 날 직후의 공포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결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 즉 4월 2일 전보다 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정책 불확실성은 더 커졌고, 무역 협상은 더뎌지고 있으며, 실물경제로의 영향도 가시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요컨대, 주식은 너무 많이 떨어졌고, 지금은 너무 많이 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반등이 ‘희망’에 기댄 것이라면, 앞으로의 조정은 ‘현실’이 안겨줄지도 모릅니다.
지금의 주식시장 반등은 분명 실제 공포가 반영되던 시점에 비하면 '좋은 뉴스'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반등은 펀더멘털 개선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가려졌기 때문에 생긴 착시에 가깝습니다.
미국과 영국 간의 협상 진전은 한정적이며, 훨씬 더 중요한 중국과의 무역 갈등은 여전히 시작 단계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7월로 예정된 스냅백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에 예상보다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며,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잠복된 리스크입니다.
더구나 금값 상승과 달러 약세라는 다른 자산 시장의 흐름은 여전히 시장 참여자들이 불안감을 안고 있다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투자자들은 겉으로는 주식을 사고 있지만, 속으로는 방어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죠.
따라서 지금의 반등은 '진짜 회복'이 아니라, '불안한 낙관'이 만들어낸 결과일 수 있습니다. 투자자라면 지금은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확보에 더 집중할 시기일지 모릅니다. 시장은 지금,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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