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미국 경제는 겉과 속이 다른 양면적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13만 9천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었다고 발표했지만, 세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이전 수치들이 대폭 하향 수정되었고 고용 증가 속도는 확연히 둔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예상보다 괜찮았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실업률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전망은 하향 조정되고 있으며, 소비자 심리는 장기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예산 삭감 및 고용 감축 정책, 그리고 갈피를 잡기 힘든 관세 정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정책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 경제는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불안정한’ 모순적 국면에 진입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 예상보다 나았지만… 둔화된 고용 증가세
미 노동부는 5월 한 달간 13만 9천 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예상한 12만 5천 개보다는 소폭 높은 수치이지만, 지난 4월의 14만 7천 개보다는 감소한 결과입니다.
실업률은 4.2%로 변동 없이 유지됐으며, 전월과 전전월의 고용 수치는 총 9만 5천 개 하향 수정되어 고용시장의 모멘텀 둔화가 통계적으로도 드러났습니다.
5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13만 9천 개 증가하며, 전문가들의 예측치였던 12만 5천 개를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지난 4월 수정치인 14만 7천 개보다는 줄어든 수치이며, 더욱 주목할 점은 3~4월 고용 수치가 총 9만 5천 개 하향 조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고용시장이 실질적으로는 더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됩니다.
실업률은 4.2%로 변동 없이 유지됐지만, ‘고용의 질’ 측면에서는 많은 분석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늘고 있으나, 임시직·파트타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고 있으며, 고용주들이 정규직 채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 같은 둔화 흐름은 소비자 수요 둔화와 함께 기업의 향후 투자 및 인력 채용 결정에 있어 보다 보수적인 자세로 돌아섰음을 의미합니다. 즉, 단순 수치로만 보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 고용시장의 분위기는 점차 얼어붙고 있는 셈입니다.
🏛️ 트럼프 행정부의 감원 정책과 관세 정책의 영향
고용 둔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예산 감축과 일자리 축소 노력, 그리고 급변하는 관세 정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는 예측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리며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계획을 위축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미국과 중국은 5월 중 90일 간의 관세 유예 협상을 이끌어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을 향한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가 다시 유예하는 등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연방 무역법원이 대부분의 트럼프 관세를 무효화했으나, 항소심에서 다시 일부 관세가 일시적으로 복원되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합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 둔화의 또 다른 주요 원인으로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감축 및 연방정부 일자리 축소 정책이 지목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고 균형 재정을 추진하겠다며 정부 기관 감축을 본격화했고, 이로 인해 연방 차원의 고용이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공공 부문은 전통적으로 경기 둔화 시기 고용을 버팀목처럼 지탱해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현재는 오히려 감원 요인이 되고 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내 기업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최대 변수는 단연 관세 정책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유럽연합, 멕시코, 캐나다 등을 대상으로 한 연이은 관세 인상을 단행했으며, 이는 원자재와 부품 가격 상승으로 직결돼 기업들의 생산비용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5월은 '관세 뉴스의 롤러코스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과 중국은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합의했지만, 같은 시기에 트럼프는 유럽연합을 향한 새로운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가 다시 유보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한 대응을 보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연방 무역 법원이 일부 관세를 무효화하자마자 항소심이 이를 다시 복원하는 등 법적 혼란도 겹쳤습니다.
결국 이러한 정책 혼선은 기업들로 하여금 "지금은 고용을 늘리거나 설비투자를 감행할 시점이 아니다"라는 판단을 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고용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 기업들의 실적 전망 하향… 소비 위축 신호
이러한 혼란 속에서 HP, 메이시스(Macy’s) 등 대기업들은 관세 비용 증가와 소비 둔화를 이유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에 하락세를 멈췄지만, 여전히 1952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4월 개인 소비지출은 0.2% 증가에 그쳤으며, 이는 경제 전문가들의 예측과 일치하긴 했지만, 경기 회복의 속도가 매우 더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컴퓨터 및 프린터 제조업체 HP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Macy’s)는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과 소비심리 악화를 실적 하향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특히 리테일, 전자기기, 생활용품 등 대다수 소비재 업종은 중국 등 해외에서의 조달 비중이 높아 관세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세는 단순히 제품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유통 마진과 마케팅 비용 등 전반적인 수익 구조를 흔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신제품 출시를 미루거나 생산량을 줄이는 선택을 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신규 채용이나 투자 확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불어, 소비자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미시간대학교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들어 하락세를 멈추긴 했지만, 여전히 1952년 데이터 수집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중 하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민의 소비가 GDP의 약 70%를 차지하는 구조상, 소비심리의 위축은 향후 실물 경기 둔화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민감한 지표입니다.
🧠 데이터는 버티고 있다? 경제의 이중성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 심리나 기업 전망과 달리 실물 경제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인플레이션은 소폭 상승에 그쳤고, 해고나 실업률의 급증은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시도로프(Peter Sidorov)는 “미국 기업들은 올해 초 강한 현금 보유고로 시작했기 때문에, 당장의 관세 불확실성을 해고 없이 견뎌내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그는 “실질적인 타격은 하반기에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한편, 심리 지표와 기업 전망은 비관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실제 경제지표는 비교적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예를 들어, **4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 대비 0.2% 증가하며 전문가 예상치에 부합했고, 인플레이션 역시 여전히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실업률도 4.2%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대량 해고 사례나 실직 급증은 아직까지 관측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2024년 후반부터 쌓아온 현금 유동성과 자산 기반 덕분에 관세 충격을 단기적으로는 흡수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도이체방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시도로프(Peter Sidorov)는 “미국 기업들은 아직까지 유보된 자금이 충분하기 때문에, 인력 감축보다는 관망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버티기 전략'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고 관세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기업들의 내성도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현재의 안정적인 데이터는 ‘시간차 효과’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진짜 충격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습니다.
🔮 결론: 고용은 ‘경고등’, 관세는 ‘시한폭탄’
이번 5월 고용 지표는 현재 미국 경제가 처한 딜레마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겉으로는 실물 데이터가 안정된 듯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와 소비 둔화, 정책의 불확실성이 누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관세 문제는 법원, 백악관, 국제협상 등 복잡한 경로를 따라 ‘예고-철회-복원’의 혼란을 반복하고 있어,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심리적 피로를 주고 있습니다. 고용이 더 이상 ‘탄탄하다’는 표현을 쓰기 어려운 시점에 접어든 만큼, 향후 경기 흐름은 더욱 면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이번 5월 고용지표는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안정적인 경제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용 창출은 둔화되고, 기업의 투자와 소비자의 지출은 점점 위축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관세 정책의 예측 불가능성과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은 기업들에게 ‘장기 전략을 세우기 어려운 시대’라는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확실성이 누적되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물경제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의 고용지표는 "괜찮다"고 말하기보다는, "본격적인 둔화 국면으로 진입하기 직전의 전환점에 서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적절해 보입니다. 지표가 견디고 있을 때일수록, 그 속에 숨은 구조적 위험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배움: MBA, English, 운동'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중국의 새로운 무역 협상가, 하이난이 아닌 ‘하드볼’로 간다 (53) | 2025.06.07 |
---|---|
🤖 Meta, 광고의 미래를 AI에 맡기다! (31) | 2025.06.07 |
⚡ 트럼프와 머스크, 동맹에서 적으로 (57) | 2025.06.06 |
🌍 다시 해외로? 트럼프 재선 이후 급격히 확장된 트럼프 그룹 (38) | 2025.06.06 |
🌍 유럽의 재무장, 아시아에 주는 경고 (28) | 202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