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사라질 직업이 무엇일까요?" 이 질문은 오늘날 10대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질문 중 하나라고 합니다. 인공지능(AI)이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비슷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 일자리는 안전할까, 나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우리는 생존을 위해 필사적으로 답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노레드 김태원 대표는 우리가 AI 시대를 맞아 던져야 할 질문이 '어떤 직업이 사라지는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변곡점의 본질을 놓친 채, 엉뚱한 질문에 매달리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 글에서는 김태원 대표의 강연을 바탕으로, AI 시대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3가지 핵심 통찰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 통찰들은 우리 시선을 '소멸의 공포'에서 '영원한 인간 가치의 추구'로 옮겨주는 새로운 지도가 될 것입니다.

1. '홍수가 나면 마실 물이 귀하다': AI 시대, 진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AI 기술과 데이터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시대, 정작 우리는 목이 마릅니다. 이 비유는 기술의 양은 넘쳐나지만,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관점'과 '문화'라는 '마실 물'은 부족한 현실을 꼬집습니다. 과거 빅데이터 시대, 수많은 기업이 데이터의 중요성을 외치며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서버를 구축했지만, 정작 데이터를 활용할 문화가 부재해 '클라우드를 외장하드처럼' 썼던 뼈아픈 사례를 떠올리면 그 의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부산의 한 대학교에서 있었던 강연자의 경험은 이 '관점'의 차이가 얼마나 결정적인 결과를 낳는지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강연이 끝난 후, 수많은 학생이 사인을 받거나 대화를 나누기 위해 길게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딱 두 명의 학생은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그들은 강연자가 무심코 던진 'KTX 출발 시간'이라는 정보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대다수가 '줄을 선다'는 관습적이고 안전한 사회적 각본을 따를 때, 이 두 학생은 비대칭적 사고(asymmetric thinking)를 감행했습니다. 그들은 핵심 데이터(KTX 시간)를 포착하고 그 안에 담긴 함의('강연자는 반드시 특정 시간에 특정 장소에 나타난다')를 간파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승률이 높은 전략, 즉 역에서 기다리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학생은 다른 누구보다 여유롭게 강연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동일한 정보를 얻었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관점의 차이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핵심 역량이 근본적으로 변했음을 시사합니다. 한때 최고의 인재를 정의했던 능력들—방대한 지식을 축적하고, 복잡한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며, 정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이제 놀라운 속도로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동화가 인간을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가치를 창출해야 할 영역이 어디인지 근본적인 전환을 강요합니다. 이제 새로운 가치는 AI가 할 수 없는 것, 즉 독창적인 관점을 제시하고, 섬세한 취향을 발휘하며, 창의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능력에 매겨집니다.


2.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당신의 산업은 더 이상 그 산업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광고부터 토목 공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산업이 인공지능이라는 단 하나의 보편적인 도구로 수렴하고 있습니다. 이 공유된 기반은 산업 간의 견고했던 벽을 녹이는 '만능 용매'처럼 작용하며, 우리가 알던 산업의 정의 자체를 바꾸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통용되던 '선형적 세계관'은 이제 모든 것이 연결되고 융합되는 '입체적 세계관'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다리 안전' 문제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다리의 안전은 명백히 건설업이나 토목업의 영역이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에 실린 한 논문은 이 문제를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립니다. 다리 위를 지나는 운전자들의 스마트폰 데이터만으로 다리의 미세한 진동을 측정하고, AI로 분석해 안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다리의 수명을 30%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갑자기 수조 달러 규모의 토목 산업이 소수의 데이터 과학자들과 경쟁하거나 협력해야 하는 상황에 놓입니다. 산업을 지키던 해자(moat)는 더 이상 콘크리트가 아니라 데이터였던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산업의 변화가 아니라, 가치와 전문성에 대한 근본적인 재정의입니다. '다리 안전'은 데이터 산업이 되고, 소프트웨어 산업이 됩니다.
모든 산업이 AI라는 같은 도구를 쓰게 되면서, 이제 서로 다른 분야의 지식을 배우고 경계를 넘어 협업하는 것이 생존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광고업계에서 일하기 위해 공대에 진학하는 것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것처럼, 우리의 진로 설계 또한 입체적으로 확장되어야 합니다.
저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라는 말이 이 시대를 잘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이전에는 경계와 경계 사이에 벽이 있었는데 이제는 경계와 경계 사이에 다양한 꽃이 피고 있습니다.




3. 'AI가 시간을 돌려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AI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궁극적인 선물은 무엇일까요? 바로 '시간'입니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해주면서, 우리는 이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돌려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개인과 사회의 미래를 결정하는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경고가 따릅니다. AI가 주는 생생하고 편리한 정보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면, 우리는 직접 부딪히고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직접 가보지 않아도, 만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강연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AI가 돌려준 시간을 **'데이터화되기 이전의 온전한 질감을 느끼는 경험'**에 투자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는 삶의 지저분하고, 비효율적이며, 예측 불가능한 부분들을 기꺼이 끌어안는 것을 의미합니다. 쉽게 수치화하거나, 태그를 붙이거나, 알고리즘에 입력할 수는 없지만, 바로 그 경험들이 인간 지혜의 반석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직접 경험에 대한 요청은 전설적인 종군기자 로버트 카파의 시대를 초월한 조언을 현대적으로 떠올리게 합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당신이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AI가 세상의 완벽하고 선명한 고화질 이미지를 멀리서도 보여주는 시대에, 카파의 말은 결정적인 교훈을 줍니다. 진정한 이해, 깊은 통찰, 의미 있는 작업은 여전히 우리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결론: 당신만의 '언어'를 가질 준비가 되었는가
이 글에서 우리는 AI 시대를 항해하기 위한 3가지 통찰을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기술의 홍수 속에서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마실 물이 된다는 것. 둘째,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며 예기치 못한 곳에서 기회의 꽃이 핀다는 것. 셋째, AI가 돌려준 '시간'을 데이터화될 수 없는 직접적인 경험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AI 시대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시대가 아닙니다. AI는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당신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습니다. 실패의 쓰라림, 우연한 만남의 설렘, 논리를 뛰어넘는 직감과 같은 '데이터화될 수 없는' 경험들이야말로 당신만의 고유한 '언어'를 만드는 원재료입니다. 그리고 아날로그 세상에서 단련된 바로 이 언어만이 디지털 도구에 목적과 독창성을 불어넣고, 그것을 올바르게 디렉팅할 수 있게 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던져봅니다. AI가 당신에게 더 많은 시간을 돌려준다면, 당신은 그 시간을 어디에, 그리고 누구에게 '충분히 다가가기 위해' 사용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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