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의 식탁을 지배했던 '콜라 전쟁(Cola Wars)'은 단순한 브랜드 경쟁 이상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코카콜라(Coca-Cola) 와 펩시(PepsiCo), 이 두 거인은 수십 년간 광고, 마케팅, 제품 혁신을 통해 세계 음료 시장을 양분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의 양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펩시는 식품과 에너지 드링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탄산음료에 대한 직접 의존도를 줄였고, 코카콜라는 지속적으로 음료 본연에 집중하며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왔습니다. 그리고 2018년,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합니다.
바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흔들기 시작했고, 이는 펩시와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재 산업에도 크고 작은 충격을 가져왔습니다.
특히,
- 농축액을 아일랜드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펩시,
- 농축액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코카콜라,
이 구조적 차이가 예상치 못한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게 됩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관세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이 두 콜라 제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그 여파가 청바지와 치약 시장까지 어떻게 번졌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 펩시의 아일랜드 전략, 관세에 발목 잡히다
펩시코(PepsiCo)는 50여 년 전, 아일랜드의 낮은 법인세를 노리고 이곳에 농축액(콜라의 비밀 레시피 원액) 생산 시설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10% 관세로 인해, 아일랜드에서 제조한 농축액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됐습니다.
반면, 코카콜라(Coca-Cola)는 미국 애틀랜타와 푸에르토리코(미국령)에서도 농축액을 생산해 미국 판매분에 대한 관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아일랜드의 세금 혜택은 관세 앞에 무너졌다."
— HSBC 분석가 카를로스 라보이
펩시코(PepsiCo)가 아일랜드에 농축액 생산시설을 세운 것은 197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아일랜드는 법인세율이 매우 낮아, 글로벌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생산기지로 주목받고 있었습니다.
펩시코는 이 절세 혜택을 적극 활용해, 아일랜드 코크(Cork) 지역에 농축액 공장과 글로벌 본사를 설립하고, 이후 연구개발(R&D) 센터까지 확장하며 유럽은 물론 전 세계 시장을 겨냥한 생산 네트워크를 완성했습니다.
하지만 이 전략이 '관세 전쟁'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에 부딪히게 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특정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했는데, 아일랜드에서 생산된 펩시 농축액도 그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결국 펩시가 아일랜드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는 농축액에는 추가 비용이 붙게 되었고, 이는 제품 가격 인상 또는 마진 감소라는 이중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코카콜라도 과거에는 펩시와 마찬가지로 아일랜드에서 농축액을 생산해 전 세계로 수출했지만,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은 애틀랜타와 푸에르토리코 같은 미국 내 생산기지에서 제조해왔다는 점입니다.
즉, 코카콜라는 미국 판매량의 대부분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반면, 펩시는 주요 판매 제품이 타격을 입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HSBC의 애널리스트 카를로스 라보이는 이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아일랜드의 세금 우위는 오랫동안 유효했지만, 이번 관세로 무너졌다. 누구도 이 상황을 예측할 수 없었지만, 현재 펩시는 명백히 불리한 위치에 있다."
펩시코는 물론 아일랜드 외에도 텍사스, 우루과이, 싱가포르 등에 농축액 생산시설을 두고 있지만, 미국 시장 판매 비중을 고려할 때 아일랜드 의존도가 여전히 상당히 높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단기간 내에는 관세 부담을 회피하기 어려우며, 중장기적으로는 생산 거점 재조정이나 현지 생산 확대 같은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펩시코는 2022년에도 아일랜드 시설에 1억 8,900만 달러(166백만 유로)를 추가 투자한 상태여서, 쉽사리 생산 축소를 결정하기도 어려운 복잡한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 펩시에게 가혹한 타이밍
펩시코는 이미 수십 년간 미국 내 콜라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닥터페퍼(Dr Pepper)에게 2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죠. 이런 상황에서 터진 관세 전쟁은 펩시코의 소다 판매 부활 전략에 찬물을 끼얹고 있습니다.
펩시코는 미국 텍사스, 우루과이, 싱가포르에서도 농축액을 생산하지만, 미국 판매량 대부분은 여전히 아일랜드산에 의존하고 있어 타격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펩시코에게 이번 관세 전쟁은 최악의 타이밍에 터졌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펩시는 미국 내 탄산음료 시장에서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을 겪어왔습니다.
한때 코카콜라에 이어 2위 자리를 지키던 펩시콜라는, 최근에는 닥터페퍼(Dr Pepper) 에게 2위 자리를 빼앗기며 미국 탄산음료 시장 3위로 밀려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는 펩시에게 치명적인 추가 악재가 되었습니다.
특히 펩시콜라와 마운틴듀(Mountain Dew)처럼 미국 내 대량 소비되는 제품의 농축액이 대부분 아일랜드에서 수입된다는 점은, 가격 인상 압박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펩시코는 과거 수십 년 동안 식품과 에너지 음료 사업(예: 레이즈 감자칩, 게토레이)에 집중하며 음료 부문 경쟁력을 다소 소홀히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다시 탄산음료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제품 라인업 확장에 나서야 하는데, 이번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까지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관세로 인해 생산비용이 상승하면 이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수밖에 없는데, 이미 탄산음료 소비가 둔화되는 트렌드 속에서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외면을 불러올 위험이 있습니다. 펩시코는 세심한 가격 전략과 더불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마케팅 투자가 절실한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 알루미늄 관세도 부담, 코카콜라의 대응 전략
코카콜라 역시 알루미늄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코카콜라는 일부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는데, 미국 정부가 25%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병 사용 확대나 미국 내 알루미늄 조달로 대응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펩시코가 어떤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농축액뿐만 아니라 알루미늄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캔 음료를 생산하는 모든 업체들이 원자재 비용 상승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코카콜라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코카콜라는 미국 시장에 판매되는 캔 음료에 일부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었는데, 이 부분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 CEO 제임스 퀸시(James Quincey)는 "관세로 인해 캔 제품 가격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카콜라는 매우 빠르게 대응 전략을 준비했습니다.
그들은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플라스틱 병 제품 확대: 알루미늄 캔 대신 플라스틱 병에 담긴 제품 비중을 늘려 원가 상승을 상쇄할 계획입니다.
- 미국 내 알루미늄 조달 확대: 해외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미국 내 생산 알루미늄 사용 비율을 높여 관세 부담을 줄이는 전략입니다.
특히 코카콜라는 이미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탄산음료 외에도 생수, 커피, 스포츠 음료 등 다양한 음료군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 포장재 원가 상승이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분산되어 있습니다.
반면, 펩시코는 아직 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알루미늄 관세로 인한 원가 상승이 펩시 제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반영될 경우,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추가적인 불리함을 겪을 위험이 존재합니다.
👖 콜라 전쟁만이 아니다! 청바지·치약 업계도 직격탄
콜라 전쟁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관세로 인해 판도가 뒤바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바이스(Levi's)는 다양한 국가에서 청바지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는데, 이 국가들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습니다.
반면, 랭글러(Wrangler)는 멕시코 등 북미무역협정(USMCA) 가입국 내에서 생산량을 늘려 관세 면제를 받고 있습니다.
치약 시장에서도 크레스트(Crest)는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아 안전하지만, 콜게이트(Colgate)는 멕시코 생산 물량이 많아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은 콜라 업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청바지와 치약 같은 일상 소비재 산업에서도 큰 여파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청바지 브랜드의 강자 리바이스(Levi Strauss) 는 여러 국가에서 청바지와 의류를 생산해 미국으로 들여오고 있는데, 이 생산국들 대부분이 이번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리바이스는 생산 비용 상승이라는 압박에 직면했으며, 이는 소비자가격 인상 또는 마진 축소라는 딜레마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랭글러(Wrangler) 를 소유한 Kontoor Brands 는 훨씬 유리한 입장에 있습니다.
랭글러는 전체 생산량의 약 40%를 북미 지역(특히 멕시코)에서 제조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의해 관세 면제 혜택을 받습니다.
덕분에 랭글러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 리바이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셈입니다.
비슷한 패턴은 치약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크레스트(Crest) 는 대부분의 미국 시장용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반면,
콜게이트(Colgate) 는 일부 제품을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입하고 있어, 향후 관세 부과에 따른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즉, 이번 관세 전쟁은 단순한 수출입 문제가 아니라,
- 어디에서 생산하는가
- 어디로 수출하는가
에 따라 각 기업들의 비용구조와 경쟁력에 실질적인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습니다.
🏭 펩시코, 아일랜드에 추가 투자… 하지만
펩시코는 2022년에 약 1억 8,900만 달러(약 166백만 유로)를 투자해 아일랜드 코크(Cork)의 농축액 생산시설을 확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 집중하고 싶다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는 방향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케어리그 닥터페퍼(Keurig Dr Pepper) 역시 아일랜드에 농축액 공장을 세웠지만, 미국 세인트루이스(St. Louis)에도 생산시설을 두어 리스크를 분산했습니다.
펩시코는 최근 몇 년간 아일랜드에 대한 투자를 오히려 강화해왔습니다. 2022년, 펩시코는 아일랜드 코크(Cork) 지역 농축액 제조시설에 약 1억 8,900만 달러(166백만 유로)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습니다.
이 투자에는
- 생산 설비 현대화
- 공장 확장
- 연구개발(R&D) 역량 강화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펩시코는 아일랜드를 글로벌 농축액 생산과 혁신의 허브로 계속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이는 펩시코 입장에서 '글로벌 생산 최적화'를 위한 일관된 투자였지만, 트럼프 관세 정책이라는 돌발 변수로 인해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아일랜드산 농축액에 대한 미국 관세 부과는 펩시코에게 매우 뼈아픈 결과를 낳았습니다.
투자 직후, 아일랜드산 농축액의 미국 시장 수출에 대해 추가 세금이 부과되면서,
- 비용 상승
- 가격 경쟁력 약화
- 미국 내 점유율 하락 가능성
이라는 삼중고를 겪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이미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아일랜드 시설을 단기간에 미국이나 다른 국가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공장 철수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 뿐만 아니라, 현지 정부와의 관계, 고용 문제 등 다양한 리스크가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결국 펩시코는
- 미국 내 추가 생산 시설 확대
- 아일랜드 외 다른 거점 다변화
- 관세 비용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무역 전략 수립
등을 고민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 결론: 펩시코, 다시 한 번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
펩시코는 오랜 세월 세금 최적화를 목표로 해외 생산에 집중해왔지만, 이번 트럼프 관세 전쟁은 ‘글로벌 최적화’ 전략의 취약점을 드러냈습니다. 콜라 시장 점유율 하락이라는 악재에 이어, 관세라는 추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펩시는 다시 한번 미국 시장 재건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앞으로 펩시코가 미국 내 생산 거점을 늘리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트럼프 관세 전쟁은 단순히 세금 몇 퍼센트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사례는 "글로벌 공급망을 어디에 구축하느냐" 가 얼마나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 펩시코는 아일랜드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절세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지만, 글로벌 무역 정책 변화에는 취약한 구조임이 드러났습니다.
- 반면 코카콜라는 미국 내 생산 거점 전략 덕분에 예상치 못한 '방어막'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청바지(리바이스 vs 랭글러), 치약(크레스트 vs 콜게이트) 시장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관세는 단순한 제품 가격 인상 문제가 아니라, 시장 지위 재편성과 브랜드 경쟁력 변동을 초래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가 되었습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은 단순한 '세금 절감'이나 '원가 최적화'만으로 생산 거점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정치적 리스크, 무역 정책, 공급망 탄력성까지 고려하는 다차원적인 전략 수정이 필수가 된 시대가 온 것입니다.
펩시코는 앞으로 미국 내 생산 비중을 늘리거나, 관세 리스크를 분산할 새로운 글로벌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코카콜라는 현재의 유리한 위치를 유지하면서도, 변화하는 무역환경에 맞춰 더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콜라 전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제는 맛과 마케팅을 넘어, 공급망 전략과 정치 리스크 관리까지 포괄하는 훨씬 복합적인 전쟁이 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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